재계 총수들이 모처럼 한 자리에 모여 재계의 단합과 전국경제인연합회의 역할 강화 방안 등을 논의한다. 14일 재계에 따르면 전경련은 16일 오후 4시30분 서울 신라호텔에서 3개월만에 회장단 회의를 개최키로 했다. 특히 회장단 회의 직후에는 이건희 삼성 회장이 회장단과 원로자문단 고문단 30여명을 초청,만찬을 가질 예정어서 무슨 얘기가 오고갈지 재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전경련은 지난 6월12일 이후 처음으로 개최되는 이날 회장단 회의에서 △윤리경영 정착 방안 △반(反)기업정서 해소 대책 △노사관계 로드맵에 대한 재계 차원의 대책이 논의될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재계 일각에서는 그동안 일부 그룹들간 마찰로 빚어진 재계의 갈등을 씻는 한편 전경련이 진정한 재계의 대표 기구로 거듭날 수 있도록 하는 방안을 놓고 의견을 수렴하는 자리가 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특히 이 자리에서는 손길승 전경련 회장의 거취문제도 어떤 형태로든 거론될수 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 재계의 관계자는 "손길승 회장이 SK글로벌 사태에 이어 SK해운의 비자금 조성 의혹에 휘말려 있는 상태여서 전경련 회장직 유지 여부에 각계의 관심이 집중돼 있는 것이 사실"이라고 말했다. 그는 "손 회장이 이 자리에서 사의를 표명,후임회장에 대한 논의가 이루어질 수도 있겠지만 현재 분위기로는 회장단과 원로자문단이 손 회장을 재신임하는 형태로 결론이 유도될 가능성이 높다"고 덧붙였다. 재계의 다른 관계자는 "손 회장 거취문제 외에 그동안 하나로통신 사태 등 재계 선두그룹간의 갈등과 일부 기업에 편향된 듯한 전경련의 활동이 언급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회장단 회의가 끝난 뒤 열리는 만찬모임에는 22명의 회장단 멤버는 물론 김각중 경방 회장 등 전경련 명예회장단과 신현확 전 총리 등 원로자문단,송인상 효성 고문,김준성 이수화학 명예회장,김상홍 삼양사 명예회장,최종환 삼환기업 명예회장,정세영 현대산업개발 명예회장,박성용 금호 명예회장 등 고문단 모두가 초청됐다. 전경련 관계자는 "재계가 처한 입장이 그 어느 때보다 어려운 상황인데도 '재계의 빅4'가 회장단회의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아 전경련의 역할에 대한 이런저런 말들이 있었다"며 "이번 모임은 이건희 회장이 재계의 단합을 과시할 필요가 있다는 일부의 지적에 공감해 주선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 장경영 기자 longr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