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4호 태풍 '매미'로 인한 피해 여파로 부산항 신감만·자성대 부두가 사실상 마비상태에 들어가면서 수출입 화물 처리에 비상이 걸렸다. 기업들은 수출입 항만을 일시적으로 광양으로 전환하는 등 대책 마련을 서두르고 있으나 부산항 완전 정상화까지 1년이 소요될 전망인 데다 광양만의 혼잡이 불가피해 '물류대란' 우려가 커지고 있다. 영동선 철길이 끊기고 부산·창원·마산의 시멘트 하역시설이 파괴되면서 시멘트 조달마저 차질을 빚어 태풍 피해 복구가 장기화할 조짐이다. 조선소가 밀집한 거제도에서는 전력 공급이 이틀째 중단돼 대우조선해양과 삼성중공업은 아예 15일 하루 휴무키로 했다. 14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부산항은 강풍으로 컨테이너 크레인 11기가 부서지거나 궤도를 이탈,완전 복구에 1년 이상이 걸릴 것으로 예상돼 장기간 파행 운영이 불가피하다. 신감만부두의 경우 5만t급 2선석을 포함한 이 부두 3선석 운영이 전면 중단됐다. 부산항 컨테이너 물량의 20%를 처리하고 있는 신감만·자성대 부두가 치명적인 피해를 입으면서 삼성전자 LG전자 등 수출업체들도 화물 선적에 지장을 받고 있다. 영동선 영주∼강릉 구간의 파괴로 동해안 시멘트 업체들의 출하물량 가운데 16%가 1개월 이상 수송에 차질을 빚을 것으로 보이며 부산 창원 마산 등지의 시멘트 하역시설이 침수되거나 파손돼 시멘트 이송 작업도 마비됐다. 대우조선해양과 삼성중공업 거제조선소는 전력 공급이 계속 끊기자 15일을 아예 휴무키로 하는 등 피해복구와 선박건조 지연에 따른 피해가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다. 울산의 현대중공업과 현대미포조선도 건조 중인 선박과 건조장 외벽 등의 파손으로 조업은 물론 전반적인 선박 인도 일정에 큰 차질이 불가피해졌다. 부산=김태현·김병일·이심기 기자 hyun11@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