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풍 '매미' 강타] 산업계 피해 확산‥시멘트 수송안돼 복구도 지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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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풍 '매미' 여파로 컨테이너부두 도로 철도 전력시설 공장설비 등이 망가져 산업현장의 생산 및 물류에 심각한 차질이 빚어지고 있다.
기업들은 연휴가 끝나면서 본격적인 대책 마련에 착수했지만 일부 지역은 전력공급마저 안돼 설비 복구에 손도 못대고 있는 실정이다.
시멘트 공급 차질로 사회간접시설의 복구작업이 지연되고 있다.
◆ 전자 등 수출입 차질
부산항 컨테이너부두의 완전 정상화까지 길게는 1년이 걸릴 것으로 예상돼 당장 전자 기계 등 수출업체들의 선적 차질과 납기 지연사태가 우려되고 있다.
전자업계는 연휴기간 휴대폰과 반도체 등 일부 품목을 제외한 대부분의 제품 사업장이 휴무였던 관계로 현재까지 수출물량 선적에 차질은 없는 상태지만 부산항을 이용하는 상당수 전자업체들은 당장 15일부터 수출에 일부 차질이 예상된다.
삼성전자는 구미 수원 광주 사업장에서 하루 평균 2백50∼3백FEU(1FEU는 40피트 컨테이너 1개) 중 3분의 2가량이 부산항을 통해 처리되고 있다며 연휴가 끝나는 15일부터 선적 지연사태가 나타날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LG전자도 하루 평균 창원 공장에서 나가는 컨테이너 3백TEU(1TEU는 20피트 컨테이너 1개)중 90% 정도가 부산항을 이용하고 있다며 마산항으로 돌리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 시멘트 해상운송도 중단
쌍용양회 동양시멘트 라파즈한라시멘트 등 선박으로 시멘트를 수송하는 업체들의 피해가 막심한 것으로 알려졌다.
동해 본공장에서 해상을 통해 시멘트를 실어오는 쌍용양회 마산공장의 경우 시멘트 하역장인 돌핀부두 지붕이 태풍에 날아가고 육상 창고까지 시멘트를 수송하는 컨베이어벨트의 지지대가 상당부분 유실됐다.
이에 따라 태풍이 강타한 지난 12일부터 하루 4천t 물량의 육지공장 이송이 전면 중단돼 하루 4천5백만원 상당의 매출 손실을 입을 전망이다.
영동선 영주∼강릉 구간의 복구도 1개월 이상 걸릴 것으로 보여 연안 시멘트사의 철도운송 물량(전체의 16%)도 당분간 배송이 불가능해졌다.
동양시멘트 부산공장과 라파즈한라시멘트 창원공장은 부두에서 공장까지 지하로 연결된 수송 벨트가 물에 잠겨버렸다.
이에 따라 휴일인 14일에도 직원들이 출근, 배수와 설비 세척작업에 나섰지만 수송라인의 정상 가동까지는 최소 3∼4일 정도가 소요될 전망이다.
라파즈한라 관계자는 "출하공장의 재고량이 3일분 정도에 불과해 복구작업이 늦어질 경우 건설현장이나 피해복구현장 출하에도 지장이 초래될 수 있다"고 말했다.
◆ 거제지역 조선소는 휴무키로
대우조선해양과 삼성중공업 거제조선소는 강풍으로 이 지역에 전력을 공급하는 철탑 2기가 절단되면서 16일까지 전력공급이 중단될 것으로 예상되자 아예 15일 휴무키로 했다.
대우조선 관계자는 "현재 사무동 2곳만 비상발전기를 통해 전력을 공급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삼성중공업도 옥외사업장의 천장이 뜯기는 등의 피해를 입어 이번주 중으로 정상조업을 하기는 힘들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대우조선은 이번 태풍으로 건조 중이던 LNG선 4척이 좌초 또는 표류됐고 삼성중공업도 LNG선 1척이 안벽에서 벗어나 야드 외항에 표류하는 등 막대한 피해를 입었다.
울산의 현대중공업과 현대미포조선도 방파제 유실과 안벽 파손 등의 피해를 입어 완전 복구까지는 다소 시일이 걸릴 전망이다.
특히 현대중공업은 부장급 이상 전 간부들을 비상소집했고 시설부 동력부 등 지원부문 직원들도 출근,공장 설비를 점검하는 등 비상상황을 맞고 있다.
◆ 확산되는 울산 유화단지 피해
정유공장과 자이렌센터 등 공장 9개 라인이 완전 스톱된 에쓰오일 울산공장은 정전으로 인해 파이프라인을 흐르던 제품들이 모두 고체화돼 이를 녹이는 데만 최소 일주일 이상 걸릴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에 따라 전체 생산라인의 정밀 점검과 손상라인 교체 복구에는 길게는 한 달 이상 소요될 수도 있어 피해는 수백억원 이상을 넘어설 것으로 회사측은 내다보고 있다.
산업부 대기업팀ㆍ사회부 종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