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1월부터 영화와 가요, 게임 분야의 일본 대중문화가 전면 개방된다.


또 극장용 애니메이션과 방송 분야는 국민정서와 관련 산업에 미칠 파장을 감안해 연말까지 각계의 의견을 수렴한 뒤 개방폭을 확정한다.


이창동 문화관광부 장관은 16일 기자회견을 갖고 이같은 내용의 일본 대중문화 4차 개방계획을 발표했다.



이에 따라 이제 막 자리를 잡아가기 시작한 국내 극장용 애니메이션산업은 큰 타격을 받을 것으로 우려되는 반면 영화 가요 방송시장 등에선 별다른 영향이 없을 것으로 전망된다.


문화계 일각에선 이같은 개방이 국내 문화시장 전체의 파이를 키우면서 경쟁력을 확보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 어디까지 개방하나


지금까지 이뤄진 일본 대중문화 개방조치는 이번을 포함해 모두 4차례.


지난 98년 10월 4대 국제영화제 수상작 및 한ㆍ일 공동제작 영화, 출판만화와 만화잡지 등을 대상으로 한 1차 개방이 이뤄졌다.


또 일본 만화와 대중가요, 공연 개방에 이어 이번에 '18세 이상 관람가'와 '제한 상영가(성인용 영화)' 등급의 일본 극장용 영화와 일본어로 부른 음반, 게임기용 비디오게임(가정용 비디오게임)이 추가 개방된다.


이제 미개방 분야는 방송과 극장용 애니메이션 일부뿐이다.


방송의 경우 지난 2000년 3차 개방때 모든 매체의 스포츠, 다큐멘터리, 보도프로그램 방영과 케이블 TV 및 위성방송의 국제영화 수상작 방영 등이 허용돼 오락과 쇼,드라마 등만 개방되지 않았다.


극장용 애니메이션은 일본이 세계적으로 강세를 보이고 있어 개방 범위를 확정하지 못한 상태다.



◆ 추가개방의 영향은


한국문화관광정책연구원이 일본 대중문화 개방에 따른 영향을 분석한 결과 국내시장 파급효과는 미미한 것으로 나타났다.


개방 이후 영화와 비디오 음반 방송 분야의 시장잠식 효과가 두드러지지 않았던 반면 오히려 한국영화와 방송드라마, 대중가수 등의 일본 진출을 확대하는 계기가 됐다는 지적이다.


일본영화의 경우 국내시장 점유율이 점차 둔화돼 왔다.


2000년 7.4%까지 올라갔던 일본영화 점유율은 2001년과 2002년에는 각각 1.4%와 3.2%로 떨어졌다.


이에 비해 한국영화의 일본수출은 99년 14편(1백87만달러), 2000년 20편(5백27만달러), 2001년 22편(5백97만달러), 2002년 19편(6백58만달러) 등으로 매년 증가하는 추세다.


음반도 국내 음반시장의 70%이상을 우리가요가 점하고 있는데다 극심한 음반불황과 맞물려 영향이 많지 않았던 것으로 조사됐고, 일본 비디오의 국내시장 점유율도 4∼6%에 그친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애니메이션은 지난 2000년 3차 개방 이후 총 10편이 수입돼 8편을 상영했으며 이중에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2백만명 관객동원) '포켓몬스터'(53만명) 등 3편이 흥행에 성공했다.


애니메이션 시장이 전면 개방되면 일본 애니메이션의 시장 점유율이 단기적으로는 30∼40%, 장기적으로는 20∼25%에 이를 것으로 문화관광정책개발원은 내다봤다.


특히 일본에선 연간 1백여편의 애니메이션 타이틀이 제작되는데 반해 한국에선 창작애니메이션이 10여편 제작되는데 그치고 있다.


결국 극장용 창작애니메이션을 제외한 다른 분야의 추가개방 영향은 크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서화동 기자 firebo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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