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두관 행정자치부 장관의 후임 문제를 놓고 청와대가 어정쩡한 태도를 보이며 혼선을 자초하고 있다. 당초 사퇴의사를 먼저 밝혔던 김 장관은 "일단 태풍피해 수습에 전력을 다하고,사표내는 문제는 그 뒤에 가서 생각하자"는 노무현 대통령의 말에도 불구하고 거듭 사퇴의사를 피력하고 있다. 그러나 김 장관은 실제로 사표를 제출하지 않고 있으며,이 와중에 청와대는 후임 장관 후보를 찾는 인사위원회까지 여는 등 일의 순서가 뒤바뀐 채 돌아가고 있다. 문희상 비서실장,유인태 정무수석,정찬용 인사보좌관,이병완 홍보수석 등은 16일 오전 인사위원회를 열어 허성관 해양수산부 장관 등이 포함된 행자부 장관 후보자 3명을 확정했다. 이 자리에는 장관 제청권이 있는 고건 총리도 참석했다. 정 보좌관은 성급하게 열린 인사위원회에 대해 "김 장관이 사퇴의사를 여러차례 밝혔고,사표수리가 주지의 사실이니 수리될 경우에 대비한 준비 차원"이라고 윤태영 청와대 대변인을 통해 밝혔다. 앞서 김영진 전 농림부 장관 사퇴 때는 사표가 수리된 뒤에 인사위원회가 열려 심야에 후보별 인터뷰를 가졌었다. 인사위원회 결과 보고와 관련,문 실장은 "허 장관이 유력한 후보"라고 밝혔으며,"김병준 정부혁신지방분권위원장도 후보"라고 말했다. 그러나 허 장관은 "인사내용을 통보 받은 바 없다"며 고사의사를 밝혔다. 김 위원장 역시 "현재 위원회가 하는 일이 적지 않은 데다,이를 제대로 안할 경우 시스템 개혁 등은 물건너 갈 수 있다"며 고사의지를 피력하고 있다. 이 와중에 청와대의 인사보좌관실이 아닌 다른 비서실 부서에서,그것도 인사위원회가 열리기 전에 해수부로 '허 장관의 행자부 장관 후보' 내정사실을 전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업무역할 시비까지 일어나는 등 인선작업이 시종 매끄럽지 않게 진행되고 있다. 한편 김두관 장관은 이날 "빨리 정리하는 게 좋을 것 같다.이번주 안에 사표낸다는 방침에 변화가 없다"고 사퇴의사를 분명히 했다. 허원순 기자 huhw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