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오는 2005년까지 PC 제조시설을 중국으로 완전 이전키로 했다. 이에 따라 국내에는 PC부문의 유통 마케팅 연구개발(R&D) 파트만 남게 됐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지난 4월 가동을 시작한 연산 1백만대 규모의 쑤저우공장을 중심으로 2005년께 중국에서 새로운 형태의 사업체제를 출범시킨다는 방침"이라고 18일 밝혔다. 이 관계자는 델 휴렛팩커드 애플 등 세계적인 메이커들과 경쟁하기에는 국내 사업부의 원가경쟁력이 낮다는 판단에서 이같이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국내의 대표적 제조업체들마저 핵심 라인을 해외로 돌리면서 제조업 공동화가 위험 수위를 넘어섰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삼성전자는 가전제품은 물론 반도체 초박막액정표시장치(TFT-LCD) 노트북PC 등 첨단제품의 생산 기반을 해외로 옮기고 있다. LG전자도 벽걸이 TV용 PDP 생산라인을 중국에 세웠다. 포스코는 냉연강판 컬러강판 등 고부가 제품의 중국 투자를 확대하고 있고 대우종합기계와 현대중공업은 공작기계 건설중장비 등 주력제품의 해외 생산을 늘리고 있다. 중소기업들의 '엑소더스'도 빨라지고 있다. 중소기업협동조합중앙회가 3백75개 중소기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 30.7%의 기업이 생산시설을 해외로 옮기겠다고 답했다. 응답업체의 54.7%는 "4∼5년 내에 국내에 산업공동화 현상이 나타날 것"이라고 우려했다. 한 기업 관계자는 "정부의 각종 규제, 불안한 노사관계가 기업들을 해외로 내몰고 있다"며 "외국은 공장 부지를 무상으로 제공하고 법인세를 깎아주는 등 한국 기업 유치에 적극적이어서 '탈(脫)코리아' 바람은 더욱 거세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계주ㆍ조일훈ㆍ이심기 기자 leer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