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건설업계의 대표주자인 현대건설은 건설업에서 쌓은 명성만큼이나 발전적인 노사관계를 쌓은 기업으로 평가받고 있다. 작년 4월에는 노동부가 주관한 '월드컵 성공개최를 위한 노사평화 공동선언'에서 이 회사 노조위원장이 노동계 대표로 선서했을 정도다. 실제 현대건설 노사는 2001년부터 수차례 노사화합 및 무쟁의를 결의했다. 현대건설이 이처럼 상생의 노사관계를 형성할 수 있었던 데는 잘 갖춰진 노사 협력 시스템이 큰 몫을 했다. 분기마다 1번 이상 열리는 노사협의회에서는 최고경영자와 근로자 대표가 모두 참석해 다양한 노사현안을 다룬다. 지난해에는 57건의 제안 사항을 검토해 41건에 대해 협의 사항을 도출해 냈다. 현대건설은 전세계를 누비는 건설업계의 특성을 반영,권역별 노사협의회도 실시하고 있다. 국내는 중부 영남 호남 등 3개 권역으로,해외는 동남아 중동 등 2개 권역으로 나눠 매년 1∼2차례 회사 관계자들이 직접 현장을 방문하고 있다. 분기마다 열리는 경영설명회도 노사간 간극을 좁히는 자리가 되고 있다. 최고 경영자가 직접 나서 회사 현황과 향후 경영 방침을 설명하고 근로자들의 이해를 구하기 때문이다. 근로자들은 사내 온라인망에 구축된 시스템을 통해 각종 경영개선 사항 등을 제안할 수 있기 때문에 단순히 경영진의 방침만 듣는 것이 아닌 쌍방향 커뮤니케이션이 가능하다. 일상에서 겪는 불만이나 고민은 노사협의회에서 선임한 6명으로 구성된 고충처리위원회를 통해 해결의 실마리를 찾는다. 현대건설은 이렇게 형성한 노사 신뢰를 바탕으로 성과배분제도를 실시하고 있다. 건설업의 특성을 고려,회사의 경영실적에 따른 전사적 성과배분제도와 함께 건설 현장별 성과배분제도도 실시하고 있다. 현대건설은 노사 화합을 위해 다양한 행사도 마련하고 있다. 작년부터 시행한 '노사 화합 자전거 이어달리기'가 대표적이다. 작년에는 8백80명이 참여해 모두 1천5백km를 질주했고 올해는 7백40명이 1천5백15km를 이어 달렸다. 현대건설은 이밖에도 △마라톤 대회 참가 △해외현장 직원 가족 초청 행사 △직원자녀 하계교육 △불우이웃 돕기 등 다양한 노사협력 행사를 마련하고 있다. 오상헌 기자 ohyea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