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를 달리는 사무실, 문화.레저공간으로..' 달리는 차안에서 e-메일을 체크하고 인터넷과 게임을 즐기는 것은 더이상 꿈이 아닌 현실이다. 최근 완성차업계와 부품업체가 '자동차의 디지털화'를 위해 그동안 이동통신업계가 주도해왔던 텔레매틱스 시장에 앞다퉈 뛰어들면서 e-car 혁명이 예고되고 있다. 무선통신망 개발과 맞물려 이같은 텔레매틱스 시장 선점경쟁은 앞으로 더욱 가속화될 전망이다. ◆국내 텔레매틱스 시장 현황 = 텔레매틱스는 통신(Telecommunication)과 정보과학(Informatics)의 합성어로 무선통신기술 및 위치정보시스템(GPS)을 이용, 자동차와 서비스센터를 연결해 차량 운행중 운전자에게 각종 정보와 서비스를 실시간으로 제공하는 첨단 종합시스템. 국내의 텔레매틱스는 지난 2001년 11월 대우자동차판매가 KTF 그룹사인 대우통신과 제휴, `드림넷'을 통해 서비스를 시작하면서 본격화됐으며 이어 SK가 `엔트랙'을 통해 각종 위치정보와 교통관련 서비스 등을 제공하는 등 이동통신업계 주도로진행됐으나 드림넷의 경우 현재 서비스가 중단된 상태다. 단말기 분야에서는 현재 현대모비스를 중심으로 현대오토넷, 대우통신, 모빌콤 등이 OEM(주문자상표부착생산) 시장을 타깃으로 AV 통합형 단말기를 개발하고 있으며 텔레스타, 삼성전자 등은 안전진단, 원격제어 등 특화된 기능 위주의 단말기 개발에 주력, 애프터 마켓에 주력하고 있다. 국내 텔레매틱스 시장은 지난해 말 현재 800억원 수준에 그쳤으나 올해 1천500억원, 2004년 3천600억원, 2005년 8천500억원 규모 등 급성장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으며 대통령 직속 동북아경제중심추진위는 최근 텔레매틱스산업을 신산업 발전모델의 모범사업으로 선정하기도 했다. ◆현대모비스 첨단 단말기 출시 = 현대모비스는 18일 한단계 업그레이드된 첨단텔레매틱스 단말기인 '엑스라이드'를 출시, 본격적인 e-car 시대를 예고했다. 엑스라이드는 라디오, TV, 내비게이션, 텔레매틱스, CD플레이어, MP3, 인터넷, 게임, 음성 e-메일 등 20여 가지의 다양한 기능들을 통합한 신개념의 일체형 멀티미디어 정보단말기로 모든 기능을 음성명령으로 조작할 수 있는 것이 가장 큰 특징. MS(마이크로소프트)사의 자동차용 윈도우 운영체제를 기반으로 했으며 특히 차량 안에서 무선통신을 통해 인터넷 서비스를 받을 수 있도록 상용화된 것은 이번이 국내에서 처음이다. 기존의 텔레매틱스 시스템이 길안내 등 사실상 내비게이션 기능에 그쳤던 것에 비해 이번 제품은 진정한 의미의 텔레매틱스를 구현하고 있다고 회사측은 설명하고 있다. 예를 들어 운전자가 주행중에 e-메일을 체크하기 위해 음성으로 "e-메일"하고 외치면 단말기가 이를 자동으로 인식, 원하는 e-메일의 내용을 운전자에게 음성으로 들려준다. 조수석이나 뒷자석 탑승자도 키보드를 통해 인터넷, 게임 등 모든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게 했다. ◆완성차업계도 '입질' = 르노삼성차는 지난 1일 출시한 페이스리프트모델인 '2004 SM5'에 텔레매틱스를 장착, 국내 완성차업체 중에서는 처음으로 텔레매틱스 시장에 도전장을 던졌다. SK텔레콤 및 삼성전자와 제휴한 이 지능형 정보 및 내비게이션 시스템은 길 안내와 실시간 교통정보, 생활정보 및 핸즈프리 기능을 제공해준다. 현대.기아차도는 다음달 말이나 11월부터 그랜저XG와 EF쏘나타, 옵티마 리갈 등을 대상으로 텔레매틱스 단말기를 옵션으로 장착, 국내 완성차업차 업체의 텔레매틱스 단말기 서비스 상용화에 물꼬를 틀 예정이다. 특히 다음달 열리는 부산 모터쇼에 텔레매틱스가 장착된 그랜저 XG모델을 선보이고 대대적인 홍보활동에 나선다. 현대.기아차는 내년까지 총 10∼13개 차종으로 범위를 확대해 나갈 계획이며 현대차는 2007년까지 70여만대, 기아차는 2009년까지 60만대 장착을 계획하고 있다. 현대오토넷에서 개발한 단말기는 에쿠스, 오피러스 등 고급 차에, LG전자가 개발한 것은 중형 승용차 및 RV(레저용 차량)에 장착될 예정이다. 현대차와 IBM이 공동개발한 통합관리시스템을 기반으로 빠른 길 안내, 교통정보, 맛집.여행 정보, SOS 긴급구난, 도난차량 추적, 사고 자동접수, 뉴스.날씨.증권 등생활정보, e-메일, 일정관리 등의 정보가 제공되며 2005년부터는 원격진단 등 안전성을 강화한 서비스가 추가될 예정이다. 쌍용차도 지난 4월 KTF 컨소시엄과 텔레매틱스 서비스 제휴 계약을 체결했으며 올 연말부터 내년 초 시범 서비스를 거쳐 내년 상반기내에 럭셔리 미니밴 A100(프로젝트명)과 체어맨, 렉스턴 등에 단말기를 장착할 계획이다. 특히 쌍용차는 초고속 통신망인 EVDO(Evolution Data Only)를 활용, 교통.위치정보, 내비게이션, 응급 구난, 원격 제어 뿐 아니라 A/S와 보험, 주유 등 오프라인 서비스와도 연계키로 했다. GM대우차도 KTF 등과 제휴, 텔레매틱스 서비스를 재개할 계획으로 알려져 있다. 업계 관계자는 "높은 사업비용 등으로 초기 진입장벽이 높은 만큼 정부차원의 제도적.법적지원과 관련 부처간 유기적 협력이 절실하다"고 밝혔다. (서울=연합뉴스) 송수경 기자 hanksong@yonhapnew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