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에서는 아시아 MBA(경영학석사)출신이 안성맞춤' 중국 싱가포르 홍콩 등 아시아에 진출한 다국적 기업들은 고임금을 줘야 하는 미국이나 유럽 MBA보다 역내 경영대학원 출신들을 더 선호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월스트리트저널이 17일 보도했다. 지역 사정에 밝고 현지언어에 능통할 뿐 아니라 '기대 임금' 수준도 낮아 인기를 끌고 있다는 것이다. ◆저(低)임금 고(高)능력=중국 경영대학원 MBA들은 초임 연봉이 1만5천∼2만3천달러 정도다. 싱가포르 난양 이공대 MBA의 경우 3만3천달러를 받는다. 미국 유명 MBA 출신 초임의 20∼30% 수준이다. 그렇다고 능력이 뒤지는 것은 아니다. 인도 경영대학원 방갈로르 캠퍼스는 경쟁이 치열해 지원자의 5%만 입학할 수 있다. 이들은 MBA 입학시험인 GMAT에서 대부분 7백점 이상을 획득,미국 아이비리그 경영대학원 학생들과 견주어도 결코 뒤지지 않는다. 때문에 다국적 기업들은 앞다퉈 아시아 MBA들을 채용하고 있다. 중국 베이징 소재 취업알선 회사인 왕앤드리의 래리 왕 대표는 "5년 전만 해도 중국 진출 외국 기업의 중간 관리자급 중 50%는 MBA를 딴 외국인들이었다"며 "지금은 90%가 현지 MBA 출신인 중국인으로 채워지고 있다"고 전했다. ◆지역특화도 또 다른 경쟁력=싱가포르 난양 이공대 경영대학원은 싱가포르항공,에이서 컴퓨터 등 아시아기업들의 경영사례는 물론 최근에는 손자병법도 커리큘럼에 포함시켰다. 지역에 특화된 교과과정을 제공하는 게 MBA의 경쟁력을 키울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이 학교의 추택민 경영대학원 부총장은 "과거에는 하버드대 교재를 주로 활용했지만 이제는 상황이 바뀌었다"고 소개했다. 아시아 MBA 출신에 대한 선호도가 높아지자 아시아 경영대학원들은 시설확충 등 과감한 투자에 적극 나서는 추세다. 싱가포르 소재 프랑스 인시아드(INSEAD) 아시아 분교는 2천만달러를 들여 최근 MBA 강의실을 증축했다. 난양 이공대도 5천만달러를 투자,새 경영대학원 건물을 지었다. 인도의 한 경영대학원은 미국 카네기멜론대와 합작해 MBA과정을 추진 중이다. 유영석 기자 yooy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