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음악회 MC 황수경.."관객들 따스함으로 내 인생 엮어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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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린음악회'는 인간적이고 따뜻한 프로그램이에요.출연자와 관객,사회자가 함께 교감하고 인생을 나누죠.그런 무대의 MC를 맡는 건 정말 즐거운 일입니다."
올해로 6년째 KBS 1TV '열린음악회'의 사회를 맡고 있는 아나운서 황수경씨.
21일(오후 5시30분)로 5백회를 맞는다는 이 프로그램의 장수 비결을 그녀는 '따뜻함'에서 찾는다.
그 따뜻함이 지난 98년 '9시 뉴스'에서 중도 하차한 그녀를 잡아줬고 KBS의 간판 아나운서 자리를 지키게 해줬다.
"입사 후 5년간 '9시 뉴스'만 바라보고 살았어요.그런데 갑자기 뉴스를 떠나게 돼 상처가 컸죠.뉴스 이외의 프로그램은 관심 밖이었거든요.지금 생각하면 참 어리석은 일이었는데….'열린음악회'는 저의 그런 편협한 생각을 바꿔줬습니다."
무엇보다 그녀에게 힘을 준 건 관객들이었다.
1회에 보통 1천5백여명.
야외 공연의 경우 수만 명의 관객이 그녀와 함께하기 때문이다.
"관객들의 반응은 매번 달라요.만약에 가수는 열심히 하는데 관객의 반응이 시원찮으면 그럴 때가 가장 힘들죠.관객이 박수 치며 환호할 때는 정말 신이 납니다."
그렇게 '열린음악회'의 얼굴이 된 그녀의 6년은 음악과 함께한 세월이었다.
특히 클래식 음악의 경우 단순히 "너무 좋아요" 수준에서 "오늘은 어떤 점이 미흡했다"고 꼬집어낼 수 있을 만큼 귀가 트였다.
물론 발라드나 트로트도 좋아한다.
"이미자 패티김 송대관 같은 분들은 저희 어렸을 적 우상이었잖아요.제가 그런 분들을 무대에서 소개한다고 생각하니까 아직까지도 설레고 믿기지가 않아요."
황씨는 8·15 남북합동공연,월드컵 전야제 공연,대구지하철참사 유족 위문공연,미주 이민 1백주년 기념 하와이 공연 등 역사적인 순간 순간에 있었던 점이 가장 보람 있었다고 말한다.
"특히 대구 공연 때 인순이씨가 마지막으로 노래하는데 너무 울다가 클로징 코멘트를 거의 하지 못했던 적이 있어요.또 지난해 평양에 갔을 때 지하철에서 평양 시민 한 분이 절 알아보시는 걸 보고 깜짝 놀랐던 경험도 잊혀지지 않네요."
그녀의 특별한 태교법도 화젯거리.
2년 전 첫 아이를 임신했을 때 출산 직전까지 무대에 섰던 게 아이에게는 훌륭한 태교가 됐다고 한다.
"아이가 박수에 민감해요.박수 소리만 나면 벌떡 일어나고 예쁜 짓을 했는데 박수를 안치면 박수를 강요하죠.주위 분들이 엄마가 무대에서 사람들에게 박수치라고 하더니 딸도 똑같다고 놀려요."(웃음)
유창재 기자 yoocoo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