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근대무용의 선구자인 최승희는 작은 몸으로 시작해 정신으로 예술을 완성한 사람이지요.동양무용의 전통을 확립한 위대한 예술가의 인간적인 고뇌를 풀어보고 싶습니다." 오는 26일부터 10월12일까지 예술의전당 토월극장에서 공연하는 극단 미추의 창작뮤지컬 '최승희'에 출연하는 김성녀씨(52·여)와 연출을 맡은 손진책 대표(56) 부부는 작품에 임하는 자세를 이렇게 말했다. 월북무용가 최승희를 소재로 한 이 작품은 이미 14년 전 구상돼 상당한 자료를 모은 끝에 무대에 올려지게 됐다. 뮤지컬은 1967년 최승희가 임종을 맞기 직전 어느날 자신의 과거를 회상하는 형식으로 진행된다. 극의 핵심은 예술가로서 화려한 업적을 남겼지만 친일파 사회주의자 등의 딱지를 안고 살아야 했던 최승희의 갈등이다. 14세의 나이에 이시이 바쿠(石井漠)의 공연을 보고 무용가가 되기로 결심한 때부터 반려자 안막(본명 안필승)을 만나는 과정 등도 그려지지만 이는 이해를 돕기 위한 수준이라는 설명이다. 최근 유행조류인 브로드웨이풍 대작 뮤지컬식의 세트나 무대전환은 나오지 않는다. 배경은 설치미술가 로미 아키튜브가 제작한 영상을 통해 처리되며 간단한 소품을 이용해 장면을 전환할 예정이다. 최승희 역을 맡은 김성녀씨는 "멀게만 느껴지던 별 같은 분이셨는데 대본을 읽어보고 연습하면서 많이 가깝게 느껴져요.함부로 최승희를 표현하는 것은 그 분에 대한 모독일 것 같아서 두달동안 7㎏이나 감량했답니다." 김씨가 최승희의 무용을 그대로 재현하기는 현실적으로 어렵다. 그러나 '보살춤', 탈을 쓰고 추는 '노사공',초립동의 춤인 '에아라노야' 등 핵심적인 부분들을 직접 선보일 계획이다. 정태화 이기봉 정호붕 서이숙 조정근 김동영 장항석씨 등이 동반 출연한다. 공연시간은 화∼목요일 오후 7시30분,금∼토요일 오후 4시 7시30분,일요일 오후 3시. (02)747-5161 유재혁 기자 yooj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