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실업이 심각한 사회문제가 되고 있는 가운데 좋은 직장에 취업하는데 '출신 대학'이 가장 중요한 요소라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한국노동연구원 이규용 전문위원은 19일 '대졸 청년층의 노동시장 성과 결정요인'이라는 논문을 통해 4년제 대졸자의 실업 탈출에 큰 영향을 미치는 요소는 '출신 대학'인 것으로 분석됐다고 밝혔다. 논문에 따르면 전문대나 4년제 대학을 졸업한 5천9백40명을 표본 추출해 설문 조사한 결과 2000년 수능시험 성적을 기준으로 상위 10.4%에 드는 서울지역 명문대를 졸업한 대졸자는 여타 대학 졸업자에 비해 재학 중 자격증 취득비율이 평균보다 16.9%포인트 낮았고 근로경험비율도 8.97%포인트 낮았으나 취업비율은 68.3%로 평균(71.2%)과 큰 차이가 없었다. 특히 취업의 질적 지표를 나타내는 임금수준은 명문대 출신이 크게 높았다. 서울 명문대 졸업자의 월 평균임금은 1백81만원으로 조사됐으나 △수도권 및 지방국립대 1백58만원 △그외 사립대 1백42만원 △전문대 졸업자는 1백20만원으로 나타났다. 또 동일한 취업준비 노력에 따른 대졸자들간 초임 격차가 대학그룹간보다 커지고 있는 것으로 분석돼 이른바 '명문대 효과'가 작용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이 위원은 "이같은 분석 결과는 대졸 청년층의 취업에 중요한 요인은 출신 대학이라는 점을 확인시켜준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청년층이 대학재학 중 경험하는 다양한 노력이 취업 가능성을 높여주는데 기여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라며 "채용은 기업의 의사결정 행위이기 때문에 제도적인 장치를 통해 출신 대학이 크게 영향을 미치고 있는 현실을 극복하기는 어렵다"고 설명했다. 다만 전문대 졸업자의 경우 자격증 수나 재학 중 근로경험이 취업에 효과가 있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또 4년제 대졸자만을 분석 대상으로 삼았을 때 재학 중 취업준비 노력이 첫 일자리의 임금수준을 높이고 상대적으로 임금수준이 높은 직장을 잡을 가능성이 높았다. 김현석 기자 realis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