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린의 꿈' 장애는 없다..장애 6급 김종아 골퍼 투어프로 선발전 수석
-
기사 스크랩
-
공유
-
댓글
-
클린뷰
-
프린트
교통사고로 안면에 유리 파편이 박히고 발목이 골절되는 부상을 당했던 불운의 골퍼 김종아(19)가 한국여자프로골프 정회원(투어프로) 선발전에서 수석합격했다.
김종아는 19일 강원도 용평CC(파72)에서 열린 '2003 KLPGA 정회원 선발전'에서 합계 7오버파 2백23타(75·74·74타)를 쳐 당당히 1위를 차지했다.
정회원 선발전은 준회원(세미프로)들끼리 모여서 치르는 테스트로 총 2백6명이 응시해 단 7명만 합격하는 '바늘구멍' 선발전이다.
정회원이 되면 오는 11월에 시드전을 거쳐 정규 골프대회에 출전할 수 있다.
서울 한양초등학교 6학년 때 외숙모의 권유로 골프에 입문한 김종아는 장래가 촉망되던 선수.
분당 장안중학교 3학년 시절 한국주니어선수권대회에서 우승하며 두각을 나타냈다.
그러나 승승장구하던 그녀에게 뜻하지 않은 불운이 닥쳐왔다.
중고연맹 골프대회를 마치고 귀가하던 중 경기도 죽전 근처에서 중앙선을 침범한 승용차에 부딪치는 사고로 안면에 유리 파편이 박히고 발목이 골절되는 중상을 입은 것.
수술을 받은 그녀는 6개월간 병원에 꼼짝없이 입원해 있어야 했고 결국 장애 6급 판정을 받았다.
프로골퍼가 되겠다는 희망을 접어야 할 상황이었지만 코치인 김영일 프로와 주변 사람들의 격려로 그녀는 재기하기로 마음먹었다.
10개월 만에 처음으로 필드에 나가 13오버파 85타를 쳤다.
사고전 에 비해 무려 10타가 더 나왔다.
"좀 회복되는 듯 싶어 연습을 열심히 하면 발목 부상이 재발하곤 했어요.그 때마다 얼마나 많이 울었는지 모릅니다."
업다운이 심한 골프장을 가면 걷기가 힘들 정도였다.
날이 추워지면 통증이 왔고 발목이 잘 돌아가지 않아 스윙에 힘을 실을 수 없었다.
그러면 항상 어머니 김용순씨(52)가 뜨거운 물로 찜질을 해줘야만 했다.
"하체로 스윙을 할 수 없어 드라이버샷 거리가 예전보다 20∼30m가량 줄었어요.
그래서 쇼트게임을 집중 훈련했어요.덕분에 약점이었던 쇼트게임이 좋아졌습니다."
올해 초 안양 양명여고를 졸업한 김종아는 앞으로 3년간 대학에 가지 않기로 했다.
그 동안 운동을 못해 남보다 뒤졌는데 대학에 가면 시간내기가 쉽지 않을 것 같아 당분간 골프에만 전념하겠다는 생각이다.
한은구 기자 toh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