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18세기 인도를 지배한 이슬람왕조 무굴제국의 수도였던 아그라. 인도의 관문 델리에서 남동쪽으로 2백km 떨어져 있는 아그라는 '불멸의 사랑'을 느낄수 있는 곳이다. 세계 7대 불가사의의 하나로 꼽히는 타지 마할에 그 사랑이 녹아 있다. 타지 마할은 궁전처럼 아름다운 무덤. 무굴제국 다섯 번째 왕으로,문화의 황금기를 구가했던 샤 자한의 두 번째 왕비 뭄타즈 마할의 유택(幽宅)이다. 샤 자한은 왕비로서의 품위를 잃지 않았고,무엇보다 자신의 마음을 읽어 준비할줄 알았던 뭄타즈 마할을 끔찍하게 사랑했다고 한다. 뭄타즈 마할은 그러나 15번째 아이를 낳다가 세상을 떠난다. 사랑하는 아내의 주검을 본 샤 자한은 하룻밤 사이 하얗게 변한 머리카락을 하고 그녀의 영혼을 위한 집을 짓기 시작한다. 건축광이기도 했던 샤 자한은 자신의 집권 30년 중 22년의 시간을 들인 타지 마할 건설에 당시 세계의 내로라하는 건축가들을 동원했다고 한다. 완공 뒤에는 다시는 똑같은 건축물이 지어질 수 없도록 건설에 참여했던 모든 장인들의 손목을 잘라버렸다는 얘기도 전해 내려온다. 타지 마할은 그렇게 인도를 대표하는 건축물로 탄생했다. 환한 달빛이 비출 때,동틀 무렵 건물 건체가 붉게 물들 때 특히 아름답다고 한다. 샤 자한은 그러나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무덤을 만드는 것으로는 아내 사랑을 다 표현할 수 없다는 듯 타지 마할이 보이는 야무나강 맞은 편에 검정 대리석으로 자신을 위한 무덤을 짓고 구름다리로 두 무덤을 이을 계획을 했다고 한다. 그러나 이는 계획으로 끝났다. 타지 마할 건설과 수도 이전 계획 등으로 재정이 고갈되고,서민들의 생활이 어려워지면서 다른 사람도 아닌 아들 아우랑제브에게 왕위를 빼앗긴 것. 샤 자한은 생애 마지막 8년간을 아그라성에 갇혀 지내야 했다. 아그라성 역시 샤 자한에 의해 세기의 건축물로 변모한 성. 샤 자한은 아들에게 왕위를 빼앗긴 울분을 풀 수 있었을까. 적어도 아내 뭄타즈 마할에 대한 변치 않는 사랑만은 매일 확인할 수 있었을 것 같다. 아그라성은 그가 끝까지 눈을 떼지 않으려 했던 타지 마할을 가장 잘 볼 수 있는 장소 중 한 곳이기도 하니까. ................................................................... < 여행수첩 > 인도의 정식명칭은 인도공화국이다. 인류 4대문명 중 하나인 인더스문명의 발상지다. 수도는 뉴델리. 세계에서 7번째로 큰 나라다. 한반도의 15배에 달한다. 인구는 10억명. 통화단위는 루피이며 1루피에 27원 정도 한다. 한국 보다 3시간30분 늦다. 입국비자를 받아야 한다. 아시아나항공이 매주 목.일 주 2회 직항편을 띄운다. 8시간 정도 소요된다. 아그라는 델리에서 버스로는 5시간,특급기차로는 3시간 정도 걸린다. 역에서 타지마할 남쪽 입구까지 사이클 '릭샤'를 이용한다. 아그라를 본 뒤 아그라와 함께 인도의 황금삼각지에 속하는 도시인 델리,자이푸르까지 둘러보는 게 좋겠다. 자유여행사(02-3455-8811)는 목요일 출발하는 '인도핵심 5일'상품을 판매중이다. 1인당 1백59만원. 목.일 출발하는 '인도 명소 일주 9일'은 1인당 2백19만원. 김재일 기자 kji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