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 대학의 한국 교육시장 진출이 러시를 이루고 있다. 외국 대학은 온라인 교육이나 국내 대학과의 공동 학위제 등 우회적인 진출뿐 아니라 '안테나 숍'과 같은 분교 형태의 교육원을 설립, 국내 시장을 노크하고 있다. 내년 말 세계무역기구(WTO)의 뉴라운드 서비스시장 개방 협상이 마무리되면 2005년부터 교육개방 폭이 더욱 확대될 것으로 보여 해외대학들의 한국시장 공략은 상당기간 붐을 이룰 전망이다. 경북과학대는 지난달 29일 미국 캘리포니아주립대 어바인캠퍼스(UCI)와 학술교류협약을 체결하고 UCI국제교육원을 대구시에 개원했다. 이 교육원은 영어학원 수준을 넘어 UC의 분교처럼 운영된다. UC소속 전문가 6명이 파견돼 교육을 전담하는 등 학사관리가 엄격하다. 수강 학점은 학적부에 기록돼 UC계열 대학에서 인정받는다. 현재는 △국제영어교사 자격인증과정(TEFL) △국제영어강사 자격과정(TESOL) 등만 개설됐으나 내년에는 '글로벌 경영학 석사과정(MBA)' 등을 추가할 예정이다. 김종갑 UCI국제교육원 원장은 "2005년 교육 개방을 앞두고 많은 미국 대학이 한국 시장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며 "UC도 한국 진출을 타진하는 차원에서 영어 교육 시설을 공동 운영하기로 한 것"이라고 말했다. 경희대는 중국 베이징대와 협약을 맺고 지난 3월 중국어센터를 설치했다. 경희대는 학생 30명을 선발, 베이징대에서 파견된 교수진과 함께 1년6개월 과정으로 중국 말과 역사, 문화 등을 교육하고 있다. 이들이 과정을 수료하면 베이징대의 희망학과에 무시험으로 진학할 수 있다. 사실상 베이징대의 유학센터인 셈이다. 경남 양산의 영산대도 지난 6월 말 미국 하와이주립대와 합작, 울산에 국제언어교육원(UH-IEI)을 설립했다. 학사관리는 영산대가 맡고 교육과 프로그램은 하와이대에서 파견한 강사들이 전담하고 있다. 외국대학의 온라인 학위취득 프로그램도 속속 선뵈고 있다. 서울 강남구가 운영하는 강남 원격교육원은 미국 스탠퍼드 공과대학의 온라인교육 프로그램(SCPD)을 도입해 지난 1일 강의를 시작했고 온라인 교육업체인 게이트웨이인스티튜트는 미국 퍼듀대의 △전문약사 △공학석사 △경영학석사(MBA) 과정을 도입, 내년 초부터 온라인으로 서비스한다. 미국 카딘대학의 국내법인인 에듀케사는 MBA 과정을 인터넷으로 서비스하고 있고 온라인 교육업체 SPS도 영국 호주 캐나다의 10개 대학 연합체인 'GUA'와 제휴, 97개 전공의 학위 취득 과정을 온라인으로 운영 중이다. 외국 대학의 진출은 2005년을 겨냥한 것으로 풀이된다. WTO가 교육서비스를 포함한 DDA협상을 2004년 말까지 완료하면 2005년부터 교육시장이 추가 개방될 가능성이 있다. 교육부는 지난 3월말 WTO에 '초ㆍ중등 교육은 협상대상에서 제외하고 고등ㆍ성인교육은 일부 개방하되 현행법상 모든 제한을 유지한다'는 내용의 '1차 양허안'을 제출했으나 다른 국가들은 이보다 폭넓은 개방을 요구하고 있다. 교육부 이문희 국제교육정보화기획관은 "우리 교육시장에 관심있는 국가들과 개방안을 놓고 양자협상을 해야 한다"며 "교육부문의 개방범위는 내년 말까지 계속될 WTO 회원국간의 개별협상 결과에 따라 달라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현석 기자 realis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