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22일자) 휴대폰 영역확장 어디까지?
-
기사 스크랩
-
공유
-
댓글
-
클린뷰
-
프린트
휴대폰의 사업영역이 급속히 확대되면서 재래적 기준의 업종간 벽도 예상보다 빨리 허물어질 조짐을 보이고 있다.
이것이 일시적인 현상이 아니라 산업발전의 분명한 추세로 봐야 한다는 것이 지배적인 분석이고 보면 산업정책적 차원에서도 적극 뒷받침할 필요가 있다는 생각이다.
모바일 시장의 가능성이 점쳐지면서 휴대폰 진화는 이미 예견됐던 것이지만 생각보다 훨씬 넓은 범위에 걸쳐 빠른 속도로 진행되고 있다는 것은 특히 주목할만하다.
카메라 기능을 가진 휴대폰이 나오면서 디지털카메라 시장을 앞지르고 동영상까지 갖추면서 캠코더 시장마저 위협하기 시작한 것만이 아니다.
TV방송 수신이 가능한 제품까지 개발됨으로써 방송서비스 시장에도 변수로 등장했다.
휴대폰을 활용한 모바일 음악시장은 불과 3년만에 재래 음반산업을 추월할 태세고,전자상거래도 무선이용자가 유선이용자를 곧 넘어 설 전망이다.
모바일 지급ㆍ결제 시장도 급신장,기존 신용카드 시장을 크게 위협하기에 이르렀다.
휴대폰의 이런 영역확장은 업종간 영역붕괴와 함께 경쟁판도를 크게 뒤흔들 수 있다는 점에서 더욱 주목할 일이다.
금융권에서는 앞으로 가장 큰 경쟁자가 이동통신회사일 것이란 얘기도 나왔다지만 벌써부터 모바일금융을 놓고 주도권 싸움이 치열하다고 한다.
방송회사,음반업체가 처한 상황도 이와 마찬가지이다.
우리는 기본적으로 기술과 시장의 자연스런 발전을 거스를 수는 없다고 본다.
새로운 기술 등장에 따른 변화를 기존 산업쪽에서 막을 수도 없지만 그렇게 한다고 해결될 일도 아니다.
SK텔레콤과 국민은행간 로또복권 구매대행 서비스를 둘러싼 신경전처럼 서로 갈등하기보다는 윈-윈하는 방향으로 전략적 제휴를 해 나가는 것이 시장선점과 경쟁력 차원에서 모두에 득이 될 것이다.
그런 측면에서 서둘러야 할 것은 기술 및 시장발전에 걸맞은 환경조성이다.
모바일금융에 맞춰 금융규제를 정비해야 할 것이고 방송위와 정통부가 갈등을 빚고 있는 방송과 통신의 융합을 위한 법적ㆍ제도적 문제도 조속히 해결해야 한다.
음반업계의 갈등을 초래하고 있는 저작권 문제도 시장변화를 도외시해선 안된다.
휴대폰의 영역확대에 대응할 통신망 고도화와 새로운 차세대 인터넷주소 개발 등 인프라도 확충해야 할 것이다.
또한 휴대폰 발전 추세는 우리나라만 그런 게 아니란 점에서 핵심기술 확보를 통해 경쟁력을 더욱 높이는 것도 중요한 과제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