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LG SK 현대차 등 대기업들이 원화환율 급락,내수침체 장기화 등으로 경영 환경의 불투명성이 커지자 내년 사업계획 마련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특히 내수 경기의 회복 지연으로 공격적인 수출에 나서려 했던 기업들은 원화환율 하락 속도가 예상보다 빨라질 것으로 보이자 당황하고 있다. 재계는 내년 사업계획을 마련하는 데 환율 전망이 가장 큰 변수로 작용할 것으로 보고 있다. 좀처럼 회복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는 내수경기와 함께 총선 정국이 춘투와 맞물릴 가능성,주5일 근무제 도입에 따른 생산성 제고 문제 등도 골치 아픈 변수가 될 전망이다. 북핵처리 방향에 대한 예측도 만만치 않다. 전문가들은 기업들이 내년 사업계획을 매우 보수적으로 작성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21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그룹은 이달 말까지 환율 금리 등 기초 지표를 마련,10월 중 계열사별로 사업 계획을 제출토록 할 계획이다. 그러나 대부분 수출 비중이 높은 전자 계열사들은 원화환율이 급락할 경우 수출에 차질을 빚을 가능성이 높아 당초 예상보다 다소 보수적으로 수출 계획을 세울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중장기적으로 경쟁력을 유지하기 위해 핵심 및 선도분야는 지속적으로 투자하는 쪽으로 사업 계획을 마련한다는 전략이다. LG그룹도 국내외 경기가 올해보다는 다소 회복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으나 환율 예측에 골머리를 앓고 있다. 더욱이 회복될 것으로 기대했던 3·4분기 내수가 예상밖의 침체를 보이고 있고 수익성마저 나빠져 사업 부문별로 매출 및 수익목표를 잡는 데 상당한 어려움을 겪고 있다. 현대차그룹도 내년도 사업계획 수립에 착수하긴 했으나 올 3·4분기 실적이 나오고 산하 한국자동차산업연구소를 비롯한 연구단체들의 전망치가 나와야 내년 사업계획의 윤곽을 잡는다는 생각이다. 이익원·이심기 기자 ik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