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디오." 운전자가 이렇게 음성으로 지시하면 정보단말기가 라디오 기능을 작동한다. 다시 "교통방송"을 명령하면 라디오 주파수가 저절로 바뀐다. 운전자가 굳이 손을 뻗어 단말기를 조작할 필요가 없다. 간단한 음성 명령만으로 자신이 모는 차안에서 원하는 기능을 쉽게 얻을 수 있다. 라디오 뿐만이 아니다. TV·내비게이션·CD플레이어·MP3·음성e메일 등 멀티미디어 환경을 음성으로 구현하게 된다. 현대모비스가 최근 출시한 텔레매틱스 단말기인 '엑스라이드'는 이른바 '멀티미디어 통합형 오토PC'로 바꿔 설명할 수 있다. 사무실에 있는 멀티미디어 시스템을 차안에 옮겨 놓자는 데 이 제품의 개발 취지가 있다. 작은 단말기지만 기능은 다양하다. 현재 음성으로 지시를 내릴 수 있는 명령어는 50여가지.명령어는 사전에 제조회사에서 단말기에 입력한다. 회사측은 앞으로 음성인식 엔진기능이 향상되면 2백여개까지 명령어를 확대,사용자의 편의성을 높일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특히 모바일 포털 기능이 향상될수록 이 단말기의 씀씀이도 커질 수 있다는 게 회사측 설명이다. 이 단말기를 활용하면 엑스라이드 전용 홈페이지를 통해 휴대폰을 이용한 무선 인터넷을 통해 실시간 교통정보를 받을 수 있다. 기존의 교통정보시스템은 이용자가 해당 지역의 교통 정보에 접근해 들어가는데 반해 엑스라이드는 콜센터에서 교통 정보를 가공해 제공하는 게 차이점이다. 쉽게 말하면 쌍방형 커뮤니케이션을 통해 운전자가 원하는 정확한 정보를 얻을 수 있는 이점이 있다. 특히 차량도난이나 분실에 대비할 수 있도록 차량위치 추적관리 기능을 갖추고 있으며 차량 고장 여부까지 진단해준다. 이 회사는 '엑스라이드'를 승용차·SUV·RV차량 등 애프터마켓용으로 우선 판매하고 현대차 및 기아차의 5t 이상 상용차에는 제작단계부터 장착할 예정이다. 원활한 판매를 위해 이미 전국적인 서비스센터를 구축했으며 제품 기능에 대한 고객의 문의에 대응하기 위해 전용 홈페이지(www.exride.co.kr)와 고객 콜센터 등을 갖췄다. 권장 소비자 가격은 라디오·TV·내비게이션·CD플레이어·MP3플레이어 등을 각각 별도로 구매하는 것보다 저렴한 가격인 2백40만원(부가세·장착비 포함)이다. 현대모비스는 더욱 경쟁력 있는 가격과 실용성 위주의 '보급형 단말기'도 내년에 추가로 개발,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방식으로 현대차 등에 공급하는 등 텔레매틱스 단말기 사업을 활성화할 예정이다. 이를 통해 2005년까지 전체 텔레매틱스 시장의 30%를 점유,이 분야에서만 2천5백여억원의 매출을 거둘 예정이다. 이익원 기자 ik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