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홋카이도 시베츠현에 자리잡고 있는 도요타자동차 주행시험장. 나고야 도쿄인근 등 3개의 주행시험장 가운데 가장 북쪽에 있는 이곳에선 최근 도요타가 새로 내놓은 렉서스 뉴LS430과 ES330 시승회가 열렸다. 시승회에선 두 차종 개발 책임자가 부분변경이면서도 풀모델 체인지에 버금가는 변화를 자세히 설명했다. ◆ 뉴LS430 신형 LS430은 기존 모델에 비해 차체 길이가 20mm 늘었고 해드램프와 리어램프 트렁크 후드 등이 달라졌다. 예전에 범퍼 밑으로 숨어 있던 머플러가 범퍼 사이로 올라서고 2개로 나눠지는 등(듀얼 머플러) 전반적으로 스포츠카 이미지를 강화했다. 엔진은 기존 모델과 같은 4.3ℓ V형 8기통 VVT-i이지만 최고출력은 2백93마력으로 높였다. 렉서스 차종으로는 처음으로 6단 슈퍼 ECT 자동변속기를 채택해 연비를 높였을 뿐 아니라 속도에 따라 수동으로 기어를 조작할 수 있도록 해 운전하는 재미를 한층 배가시켰다. 안전에 대한 간단한 교육을 받은 뒤 헬밋을 쓴 상태에서 차를 트랙으로 올렸다. 도요타 특유의 정속성에 우선 놀랐다. 시속 1백40㎞가 넘는 속도로 달리고 있지만 옆사람과 대화하는데 아무런 불편이 없었다. 한국도요타자동차의 오기소 이치로 사장은 "엔진을 걸어둔 상태에서 정차하고 있을 땐 실내 소음도가 31.1dB(데시벨)에 불과해 도서관(40dB)보다 조용하다"고 설명했다. 미국 일본 벨기에 독일 등 다양한 도로환경을 시험토록 돼 있는 주행시험장의 시멘트도로 요철도로 등을 비교적 높은 스피드를 유지하며 달렸다. 거친 노면에서도 불쾌함을 느끼지 못할 정도로 승차감이 좋았다. 45(도) 각도로 기울어진 프루빙 그라운드의 경사진 코너를 회전할 때도 쏠림 현상을 거의 느끼지 못했다. 뒷좌석 팔걸이에 올려놓은 서류철이 조그마한 흐트러짐도 없었다. 시험 삼아 핸들을 좌우로 조금씩 틀어보았지만 크게 흔들리지는 않았다. 직선도로에서 가속페달을 밟자 부드럽게 속도가 올라갔다. 자동변속기 급가속시 느끼는 엔진소음 등을 많이 느낄 수 없었다. LS430의 국내 판매가격은 고급형이 1억1천30만원(부가세 포함)으로 경쟁차종인 벤츠 S클래스와 BMW 7시리즈보다 싼 편이다. ◆ ES330 ES330은 기존 ES300에 비해 배기량을 3백㏄ 키웠다. V형 6기통 VVT-i 엔진을 적용해 출력을 높였다. 측면 충돌 대책으로 사이드 에어백의 용량을 대폭 확대했다. RV(레크리에이션용 자동차) 보급이 늘어나면서 높이가 세단형에 비해 높은 지프형 자동차의 측면충돌시 탑승자 안전을 더욱 도모했다는게 도요타측의 설명이다. 서스펜션을 편안모드와 스포츠모드 가운데 선택할 수 있도록 했다. 스포츠모드로 달리면서는 회전시 조향성이 더욱 뛰어나다는 느낌을 줬다. 울퉁불퉁한 길에서 편안모드로 바꾸니 한결 정숙해졌다. 전륜구동식임에도 렉서스 특유의 정숙성이 한결 돋보였다. 동급 차종 가운데 조용함과 편안함이 가장 앞선다는 설명에 수긍이 갔다. 오기소 사장은 "한국 고객의 특성을 감안해 뒷좌석 편의 사양을 더욱 보강했다"고 말했다. 홋카이도 시베츠현=정태웅 기자 redae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