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국제외환시장은 아시아 통화를 중심으로 달러 약세로 요약된다. 문제는 달러 약세를 국제외환시장을 주도하고 있는 서방 선진 7개국이 묵시적으로 용인하고 있다는 점이다. 중국 위안화의 저평가로 갈수록 심화되고 있는 국제수지 불균형을 시정하기 위해 달러 약세가 불가피하다는데 인식을 같이하고 있기 때문이다. 과거 일본 엔화의 저평가로 심화된 국제수지 불균형을 개선하기 위해 한동안 달러 약세를 용인했던 플라자 체제가 재현되는 것이 아니냐는 관측이 등장한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현재 대부분 국가들이 위안화 평가절상을 요구하고 있는 분위기다. 따라서 최근의 달러 약세가 신플라자 체제로 진전돼 지속될 수 있을지는 중국이 어떤 태도를 보이느냐에 달려 있다. 지금처럼 중국이 현 환율 수준을 고수해 선진국 요구에 버티기로 일관한다면 달러 약세는 상당기간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 이 경우 중국과 일본을 제외한 한국 등 대부분의 아시아 국가들이 커다란 충격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과거 플라자 시대에는 아시아 국가들의 통화가치는 거의 고정돼 있었으므로 엔화 강세로 인한 반사이익이 컸었다. 반면 앞으로 신플라자 체제가 태동되면 현재처럼 아시아 국가들이 자유변동환율제를 채택하고 있는 상황에서는 엔화가 강세면 자국통화도 동반 강세를 보여 반사이익이 줄어드는 데다 경합관계가 높아진 중국 위안화 가치는 고정돼 수출 등에 크게 불리하게 작용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한상춘 논설ㆍ전문위원 sch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