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안화 절상 압력을 받고 있는 중국 당국의 기본 입장은 환율에 다소의 융통성을 부여하되 미국이 요구하고 있는 고정환율제 폐지는 가능한 한 늦추겠다는 것이다. 저우샤오촨 중국인민은행장은 21일 아랍에미리트 두바이에서 열린 국제통화기금(IMF) 국제통화금융위원회(IMFC)에 참석, "(위안화) 환율 메커니즘을 계속 연구해 개선시킬 방침"이라며 장차 유연한 환율제도를 도입할 것이라는 기존의 입장을 거듭 표명했다. 이는 전날 선진7개국(G7) 재무장관들이 공동성명을 통해 촉구한 '융통성있는 환율'에 대한 중국측의 공식 답변인 셈이다. 지난 9년 동안 달러당 8.276∼8.280으로 고정시켜온 환율 변동폭을 일단 확대한 뒤 국내외 상황을 봐가며 궁극적으로 고정환율제를 폐지하겠다는 것이다. 중국당국은 환율변동폭 확대 및 고정환율제 폐지에 불안감을 갖고 있다. 따라서 중국은 '위안화의 안정은 주변국은 물론 전세계 경제에도 도움이 된다'는 논리로 대응하고 있다. 하지만 미국 달러가치가 급락하고 선진국들이 '유연한 위안화 환율'에 공동감시망을 가동하고 있어 중국이 결국 '환율 변동폭 확대→복수통화바스켓제 도입→변동환율제 도입'의 수순을 밟을 것이 거의 확실하다. 한편 위안화가 조만간 평가절상될 것이란 관측이 확산되면서 위안화 선물환 시세가 22일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홍콩시장에서 이날 위안화 12월물 선물환은 2,565로 지난 19일의 1,900을 훌쩍 뛰어넘었다. 이는 위안화가 달러당 8.0205까지 절상될 것임을 의미한다. 베이징=오광진 특파원 kjo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