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시장 '블랙먼데이'] '엔貨 환율 어디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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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주말 두바이 선진7개국(G7) 재무장관 회담을 계기로 아시아 통화가치가 초강세를 보이고 있다.
특히 일본 엔화가치는 급등(환율은 급락), 달러당 1백10엔을 눈앞에 두고 있다.
미국 유럽 등이 일본의 외환시장 개입을 막기 위해 공동전선을 형성, 엔고 방지를 위한 시장개입이 어려울 것이란 관측이 확산된 결과다.
외환전문가들은 일본 정부가 시장개입에 나서지 않을 경우 금년 내 달러당 1백엔선까지 갈 가능성도 있는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도쿄시장에서 엔화가치는 22일 한때 1백11.37엔까지 치솟아 2000년 12월 이후 2년9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어 열린 뉴욕시장에서도 엔화는 장중 한때 1백11.39엔을 나타냈다.
엔화가 예상 외로 급등, 수출 채산성이 악화돼 경기 회복에 부담을 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자 일본 증시도 이날 4백63.32엔(4.24%) 폭락, 올들어 최대폭의 하락세를 보였다.
◆ "엔화 달러당 1백엔 간다" =엔화가 단기적으로 일 수출기업 채산성의 마지노선인 1백10엔선까지 상승할 것으로 보는 견해가 지배적이다.
G7 재무장관들이 '시장에 기초한 유연한 환율정책'을 촉구한 데다, 25일까지 이어지는 국제통화기금(IMF)ㆍ세계은행(IBRD) 연차총회에서도 비슷한 내용의 성명이 나올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뱅크오브뉴욕의 시몬 데릭 외환분석가는 "IMF 및 IBRD 총회에서 아시아 각국의 통화정책에 대한 보다 강력한 메시지가 나올 경우 엔화는 달러당 1백엔까지 갈 수 있다"고 내다봤다.
엔화가 1백엔대에 진입한다면 이는 2000년 이후 처음이다.
엔화는 지난 85년 플라자합의로 2백엔대에서 급등, 95년 4월 79.75엔까지 오른 후 하락세로 반전됐다.
이 경우 회복기조를 타고 있는 일본 경제가 또다시 침체에 빠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 엔화 급등, 이유있다 =엔화 폭등의 직접 원인은 미국을 중심으로 한 서방 각국의 압력 때문이지만, 기본적으로는 일본경제의 펀더멘털(기초체력)이 좋아졌음을 반영하는 것이다.
일본 국내총생산(GDP)은 설비투자 증가에 힘입어 지난 2분기에 3.9%(연율 기준) 성장, 2년6개월 만에 가장 높은 성장률을 기록했다.
경기회복을 기대한 외국인들의 바이재팬(Buy Japan)도 엔화 강세를 부채질하는 또 다른 이유다.
외국인들은 지난주까지 23주 연속 일본 주식을 순매수했으며, 골드만삭스 론스타 등 대형 투자회사들은 골프장과 빌딩 등 저평가된 부동산을 사들이고 있다.
최인한 기자 janu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