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의 10대 사망원인 가운데 빠른 속도로 증가하고 있는 것이 바로 심장 질환이다. 지난 2001년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심장 질환은 암, 뇌혈관 질환에 이어 한국인의 사망원인 3위를 차지하고 있다. 특히 대표적 심장질환인 관상동맥질환 환자의 경우 지난 1983년 인구 10만명당 2.2명에서 2001년 21.9명으로 무려 10배나 급증했다. 여의도 성모병원이 최근 조사한 결과 20~40대의 관상동맥질환이 10여년 전에 비해 약 1.5배 이상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대한순환기학회는 29일부터 10월5일까지를 '심장수호주간'으로 정하고 심장 질환의 치료와 예방에 대한 교육 및 홍보활동에 나선다. 심장마비로 인한 사망 원인의 80%를 차지하고 있으며 서구에서는 이미 오래 전부터 사망원인 1위를 달리고 있는 관상동맥 질환을 알아본다. [ 도움말 = 박승정 서울아산병원 교수, 류왕성 중앙의대 교수(용산병원 순환기내과) ] ---------------------------------------------------------------- ◆ 뻐근하고 쥐어짜는 듯한 가슴통증이 신호탄 협심증과 심근 경색증으로 대표되는 관상동맥 질환은 심장주변을 둘러싸고 있는 관상동맥에서 발생하는 질환을 총칭하는 것이다. 가장 흔한 원인은 동맥경화증으로 콜레스테롤, 염증세포, 섬유소 등이 혈관 내에 침착돼 혈관 벽이 두꺼워지고 혈관이 좁아져 혈액 공급이 감소하면서 발생한다. 협심증과 심근경색증을 앓고 있는 환자들은 대개 '가슴이 아프다, 뻐근하다, 쥐어짠다, 눌린다, 답답하다, 숨이 막힌다'라고 호소한다. 협심증의 경우 통증은 보통 3∼10분 정도 이어지고 30분 이상 지속되면 급성 심근경색증일 가능성이 높다. 관상동맥 질환으로 인한 심장발작의 대표적인 전조 증상은 가슴통증이다. 통증은 주로 운동을 하거나, 계단을 오를 때, 찬 바람에 갑자기 노출됐을 때 발생한다. 통증의 부위는 가슴 한복판, 왼쪽 가슴, 혹은 전체 가슴에 나타날 수 있다. 간혹 목이나 턱, 양팔 등에서도 통증을 느낄 수 있다. 새벽 공복 시 속쓰림과 함께 나타나는 흉통은 위궤양일 가능성이 높지만 관상동맥 질환으로 인한 경우도 일어날 수 있으므로 특히 주의해야 한다. 가슴통증은 없으나 평소보다 심한 호흡곤란이 올 때도 주의해야 한다. 운동을 하거나 가파른 길을 오를 때 흉통이나 압박감 불쾌감 등이 나타나다가 없어지거나, 조금만 빨리 걸어도 이전과 달리 어지럽거나 졸도할 것 같은 느낌이 들 경우에도 관상동맥 질환을 의심해야 한다. 일부 관상동맥질환 환자들은 가슴통증이 없는 경우도 있어 40대부터는 정기적으로 심전도 검사를 받을 필요가 있다. ◆ 혈관확장 약물방출 스텐트시술 인기 급등 심장에 충분한 영양분과 산소가 공급되기 위해서는 가능한 한 빨리 혈관을 확장시키거나 노폐물을 제거하는 것이 중요하다. 관상동맥질환 치료를 위한 첫 단계는 약물치료다. 협심증의 경우 혈관확장제, 항혈소판제, 칼슘차단제, 베타차단제가 사용된다. 심근 경색증일 때는 관상동맥이 막히는 원인의 하나인 혈전을 녹이는 혈전 용해제를 주입해 관상동맥을 뚫어준다. 관상동맥 질환이 심각한 상태일 경우 관상동맥 우회술과 경피적 관상 동맥 확장술로 불리는 중재적 시술이 효과적이다. 관상동맥 우회술은 심장부근 동맥이나 다리정맥을 절단해 관상동맥의 막힌 부위를 우회해서 연결하는 외과적 수술방법이다. 이 방법은 약물에 대한 의존도를 낮춘다는 장점은 있지만 5∼10년 후에는 다시 혈관이 막힐 수 있다는 결점이 있다. 약물요법과 외과적 시술이 용이하지 않는 경우에는 대부분 혈관 확장술을 실시하게 된다. 혈관 확장술에는 풍선 확장술, 스텐트 삽입, 레이저 치료 등이 있다. 최근에는 금속망(스텐트)을 이용한 시술이 많이 이뤄지고 있다. 스텐트란 관상동맥 내에 삽입하는 철망을 말하며 좁아진 혈관 속에 스텐트를 넣어 좁아진 혈관을 넓힌다. ◆ 생활습관을 고쳐야 한다 '호미로 막을 일을 가래로 막는다'는 말처럼 관상동맥 질환과 같은 심장질환은 평소 생활습관의 개선을 통해 예방하지 못하면 돌연사와 같은 더 큰 화를 자초할 수 있다. 관상동맥 질환의 원인인 동맥경화증의 정확한 원인은 아직 밝혀지지 않았지만 고혈압 고지혈증 비만 당뇨 흡연 운동부족 등이 위험인자로 꼽힌다. 따라서 관상동맥 질환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금연과 식사조절, 적절한 운동이 필요하다. 콜레스테롤을 낮은 수준으로 유지하는 것은 심장발작을 예방하는데 효과적이다. 따라서 콜레스테롤이 많이 들어있는 동물성 기름의 섭취를 줄이고, 식물성 기름을 먹는다. 동물성 기름이라도 생선에 들어 있는 기름은 동맥경화를 예방하는데 도움을 준다. 식물성 섬유가 많은 곡식(현미 잡곡)과 콩, 야채, 해조류, 과일 등도 매일 5회 이상 먹는 것이 심장질환 예방에 좋다. 김문권 기자 mk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