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18일 미국 오하이오주 톨리도의 하이랜드미도우스 골프장에서 열린 LPGA투어 제이미파크로커클래식에서 우승한 박세리 선수는 한 때 경기를 포기할 뻔했다. 2라운드 경기를 하다가 갑자기 위경련을 일으켰기 때문이다. 음식을 잘못 먹지도 않았는데 위경련이 일어난 것이었다. 분당에 사는 주부 조모씨(38)도 지난 추석 때 위경련을 동반한 위통으로 혼쭐이 났다. 큰 며느리인 조씨는 차례 음식을 마련하고 친척을 맞이할 준비를 하면서 이런저런 신경을 쓸 때 마다 갑자기 찾아오는 위통으로 고통을 받았다. 명치 끝을 쥐어짜는 듯이 아프고 식은 땀을 흘리며 한발도 움직이지 못할 때도 있었다. 전에도 가끔 이런 일이 있었지만 명절을 앞두고 스트레스가 쌓이면서 더 심해졌다. 위장약을 먹긴 하지만 잘 낫지도 않았다. 이처럼 갑작스럽게 위통 또는 위경련이 일어나는 데는 여러가지 원인이 있지만 대부분 정신적인 스트레스가 가장 큰 원인이다. 또 불규칙한 식생활 과식 과음 과로 등이 원인이 될 수 있다. 남성의 경우 위통이나 위경련이 과음이나 과식에서 오는 경우가 많지만, 여성의 경우에는 정신적인 긴장이나 스트레스, 과로, 불규칙한 식생활이 가장 큰 원인이다. 또한 신경성 위질환이 위경련을 일으키는 요인이 되기도 한다. 위통이 오기 전에 속이 불편하면 소화불량인 줄 알고 소화제를 장기간 먹다가 병을 키워 병원을 찾는 경우도 많다고 전문의들은 말한다. 주부들에게 많이 일어나는 위경련의 치료법을 알아본다. ◆ 성인 여성 5명중 1명 꼴로 위경련에 시달린다 =한국베링거인겔하임이 지난 2001년에 조사한 결과 조사 대상 성인 여성의 21%가 위경련을 겪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전업 주부들 중에서 이런 증상을 호소하는 경우가 많은 것으로 드러났다. 일시적인 스트레스나 정신적인 긴장이 위경련의 주요 원인으로 꼽힌다. 자녀 교육문제나 명절 및 집안 행사가 있을 경우, 시댁과의 갈등 등은 주부들에게 심각한 스트레스를 안겨주고 이로 인해 위경련이 심해지는 것이다. 따라서 이러한 신경성 위장 장애를 일으키는 원인을 알고 적절한 치료와 생활, 환경요인들을 고쳐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만성 질환이 되기 쉽다. 위경련은 위의 연동운동이 비정상적으로 증가하면서 위에 과도한 수축을 일으켜 명치 끝 부위에 통증을 일으키는 것이다. 통증 부위는 대체로 명치에서 배꼽 위쪽에 이르는 부분이다. 스트레스를 많이 받았거나 신경을 많이 쓸 경우, 기분상태가 나쁠 때, 지나치게 많이 먹거나 마셨을 때에 갑자기 명치 끝 부위가 쥐어비트는 듯이 아프고 가슴으로 올려 뻗치는 아픔이 온다. 심한 경우 식은 땀을 흘리며 통증이 심해 숨쉬기가 힘들어진다. 얼굴은 창백해지고 손발이 차가워지며 전혀 먹지 못한다. 경련 발작은 몇 분에서 몇 시간 동안 계속 될 때도 있다. ◆ 위경련에는 진경제(鎭痙劑)를 처방해야 =스트레스 등 외부 영향을 심하게 받으면 위에서 아세틸 콜린이 분비되면서, 위벽 근육(평활근)이 수축돼 경련을 일으키게 되고 심한 통증이 발생한다. 통증을 멎게 하려면 대부분 진통제를 쓴다. 그러나 위경련에는 진경제를 사용해야 한다. 수축된 위 근육을 풀어야 경련과 통증이 사라지기 때문이다 위는 평활근이라는 근육으로 구성돼 있으며 이 수축된 위 근육을 풀어줘야 경련과 통증이 사라진다. 특히 생리통의 경우도 평활근이 자궁수축에 영향을 미쳐 통증이 발생하기 때문에 진통제보다는 진경제를 써야 한다. 진경제로는 아세틸 콜린을 차단하는 항 콜린제가 있다. 항 콜린제로는 알기론 스파몬 옥티란 듀스파타린 등의 전문 의약품이 있으며 일반 약국에서 처방전 없이 구입할 수 있는 부스코판이 있다. 전문의들은 위통이나 소화불량의 증상이 있으면 반드시 전문의를 찾아 위를 검사함으로써 근본적인 원인을 파악하고 치유하는게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김선미 고려대 의대 교수(안암병원 가정의학과)는 "위경련은 진경제 등의 약물치료도 중요하지만 정신적인 긴장이나 스트레스를 피하고 편안한 마음으로 생활하는 것도 중요하다"며 "특히 스트레스로 인한 신경성 위 질환을 대수롭지 않게 생각해 방치하는 경우 만성질환이 될 수 있으므로 주의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김문권 기자 mk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