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계 미국인으로 미국 문단에서 주목받는 작가인 이창래(38)의 소설 '영원한 이방인'(나무와숲)이 번역 출간됐다. 지난해 미국의 프린스턴 대학 인문학 및 창작과정 교수로 임용되면서 화제를 모았던 이씨는 미국의 권위 있는 문화교양지 '뉴요커'가 '40세 미만의 대표적인 미국 작가 20명' 중 한 명으로 선정했을 정도로 역량을 인정받고 있는 작가다. 그의 작품들은 몇 년 전 국내에도 번역 소개되었지만 '영원한 이방인(원제:네이티브 스피커)'이 2001년 절판되는 바람에 한국 독자들은 읽을 수 없었다. 소설은 미국 사회에 확고한 뿌리를 내리지 못한 채 아웃사이더처럼 살아가는 한국인 이민자들의 정체성 문제를 다루고 있다. 사설탐정인 재미교포2세 헨리 박이 한국계 시의원인 존 강의 뒷조사를 하면서 느끼게 되는 정체성 혼란이 작품의 기둥 줄거리. 미국의 명문대를 졸업하고 수준 높은 영어를 구사하며 미국인 여성과 결혼까지 한 헨리 박은 겉으로는 미국 사회에 완전히 뿌리를 내린 사람처럼 보인다. 그러나 그의 아들 밋이 백인 아이들과 놀다 갑자기 사고로 죽게 되면서 그의 삶은 균열을 일으킨다. 전체적으로 추리기법을 동원한 짜임새 있는 구성과 날카로운 심리묘사,감성적이고 시적인 문체가 독자들을 사로잡는다. 특히 미국 사회에서 한국인으로 살아간다는 것의 의미를 곰곰이 되짚어 보게 만든다. 책이 미국 현지에서 출간되자마자 '뉴욕타임스'를 비롯한 미국 주요 언론들은 '서정적이면서 명민한 언어로 이민세대와 2세들의 고뇌를 용해시킨 수작'이라는 찬사를 보냈다. 여기에다 헤밍웨이 재단상,반즈 앤드 노블 신인작가상,아메리칸북 상 등 굵직굵직한 상도 받았다. 김재창 기자 char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