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기 탤런트 윤다훈씨가 70타대 후반을 치는 '싱글 골퍼'라는 사실을 아는 사람은 드물다. 골프를 한 지 5년밖에 안 됐고 연습은 전혀 하지 않으면서도 안정적으로 한자릿수 핸디캡을 기록하는 걸 보면 동반자들이 주눅 들 정도라고 한다. 인터뷰하기 전날도 레이크사이드CC 남코스에서 77타를 치고 왔다고 했다. 그는 골프입문 과정도 특이했다. 대전에 있는 선배를 만나러 골프연습장에 갔다가 장난삼아 처음 잡은 7번아이언으로 친 볼이 기가 막히게 날아간 것. "스윙을 해본 적이 없어 한쪽 다리를 들고 쳤지요.대여섯번 쳤는데 모두 반듯하게 날아가더라고요.그래서 그날 바로 클럽을 샀고 다음날 유성CC로 나갔지요." '머리 얹는'날 그는 1백16타를 기록했다. 제대로 된 연습 한번 안 하고 나간 것 치고는 대단한 스코어다. 이후 그는 1년가량을 골프장에서 살다시피했다. "1주일에 적게는 두번,많게는 다섯번 정도 라운드를 했어요.그렇게 했더니 '싱글'이 돼 있더군요.물론 연습장은 안 갔고요." 중학교때 육상선수를 했고 현재 연예인 축구단 공격수를 맡고 있는 윤씨는 운동에 남다른 자신이 있었다고 한다. "7번아이언이 1백60m 정도 날아가요.드라이버샷은 2백60∼2백70m 정도 가지요.연예인 골프대회 장타상은 모두 제 차지라고 보면 틀림없습니다.어찌 된 것이 OB도 별로 나지 않아요." 현재의 스윙폼은 어떻게 만들었느냐고 묻자 "라운드하면서 잘 치는 사람한테서 배우기도 했고 스스로 연구하거나 골프채널을 보면서 교정해왔다"고 대답했다. 그의 베스트 스코어는 3년 전 경기도 안산 제일CC에서 기록한 이븐파 72타. 진기록으로는 '두 홀 연속 이글'이 있다고. "대구 팔공CC 파4홀에서 70야드 어프로치샷이 그대로 들어갔고 그 다음 파5홀에서도 40야드를 남겨두고 친 서드샷이 홀인된 적이 있어요." 그가 자주 나가는 골프 모임은 '어차피회'. KBS드라마 '목욕탕집 남자들'에 출연했던 이순재 정혜선 장용 송승환씨 등 탤런트와 작가 김수현씨가 회원이다. "모임이름을 짓다가 결정하지 못하고 지지부진하던중 '어차피 지을거니까 아무거나 해봐'했다가 '어차피'가 좋다고 해서 그렇게 지었죠." 이 모임은 매달 한차례 라운드를 하면서 성금을 모아 중증장애인들이 살고 있는 경기도 양평 '은혜의 집'에 전달한다. 윤씨는 "욕심내지 않고 어프로치해서 붙이자는 식으로 임하는 것이 골프를 잘 하는 비결"이라면서 "꼭 언더파를 쳐보고 싶다"고 말했다. 글=한은구 기자 toh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