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다 매립…녹산공단 태풍 피해 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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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풍 '매미'로 입주업체 7백71개사중 42%인 3백31개사가 피해를 입은 부산 녹산국가산업단지가 분양가를 낮추기 위해 바닷가 쪽의 완충 녹지를 없애다시피한 것이 피해를 가중시켰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90년부터 조성에 들어간 녹산산업단지는 바다를 매립한 까닭에 공사비가 많이 들어 분양가가 한때 70만원대를 육박했다.
하지만 부산시와 입주 희망 기업 등이 다른 공단의 2배가 넘는 수준이라며 강력하게 인하를 요구, 한국토지공사와 정부 관련부처 등이 협의 끝에 길이 2.5km, 폭 1백m로 예정됐던 녹지를 대폭 축소하는 방법으로 분양가를 61만7백37원으로 낮췄다.
이로 인해 공장용지는 성공적으로 분양됐으나 해안가 녹지는 거의 자취를 감춰 바다와 불과 20m 거리를 두고 공장들이 대거 들어섰다.
사정이 이렇다보니 지난 12일 태풍 '매미'로 밀어닥친 해일이 해안가 공장들을 그대로 덮쳐 건물이 파손되고 기계류와 제품, 원부자재 등이 침수돼 5백억원이 넘는 막대한 피해를 냈다.
입주기업들은 "녹지가 제대로 조성됐거나 방파제 등의 시설이 있었더라면 해일이 직접 공장을 덮치는 일은 없어 큰 피해를 입지는 않았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부산=김태현 기자 hyun11@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