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대 기관투자가인 투신사의 손발이 꽁꽁 묶여 있다. 주식형 펀드로 신규 자금 유입이 막혀 있는 데다 펀드 환매도 끊이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외국인이 '헐값'에 처분하는 핵심 블루칩을 제대로 소화해내지 못하는 실정이다. ◆투신사의 자금사정 악화=지난 4월 이후 주가는 본격 상승세로 돌아섰지만 주식형 펀드 수탁고는 감소세다. 19일 현재 주식형 펀드(뮤추얼펀드 포함) 수탁고는 10조6천1백억원으로 지난 6월 초(11조7천8백억원)에 비해 1조2천억원 감소했다. 투신사들이 지난 6월 이후 4개월 연속 순매도를 지속하고 있는 것도 펀드 환매에 따른 현금 확보를 위한 것이다. 이춘수 대한투신 주식운용본부장은 "최근 주가 급락으로 저가매수 기회가 생겼음에도 신규 자금 유입은 찾아보기 힘들다"고 밝혔다. 김영일 국민투신 주식운용본부장은 "체감경기가 나쁜 데도 주가가 5개월간 오르자 그동안 투자자들이 안심했는데,최근 주가 급락세로 경기회복에 대한 의구심이 증폭되면서 환매를 문의해오는 투자자들도 적지 않다"고 말했다. ◆기관,언제 나설까=투신사들은 대부분 주식편입비율이 90%선에 이르고 있다. 이미 주식을 살 만큼 사 놓았다는 얘기다. 또 펀드로 신규 자금이 들어오지 않는 한 투신사의 주식매수세는 기대하기 어렵다는 설명이다. 투신업계는 주가가 700선 부근에서 충분한 조정을 거치고 환율 등 해외변수가 안정을 찾아야 신규 자금이 펀드로 들어올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구재상 미래에셋자산운용 사장은 "주가가 700선 부근에서 기간조정을 받으면 연기금 등에서 운 좋은 투자 기회를 찾을 수 있을 것"이라며 "조만간 기관에서 새로운 투자수요가 생길 것"이라고 내다봤다. 장진모 기자 j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