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LG전자.삼성SDI, 外人 "sell" - 개인 "bu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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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7 환율쇼크"이후 첫 증시가 열린 23일 외국인과 개인투자자는 상반된 반응을 보였다.
외국인 투자자는 이날 2천억원 이상의 대량 순매도를 기록했고 개인들은 1천7백억원이상을 순매수했다.
개인이 최근들어 1천억원어치 이상을 순매수하기는 4개월여만에 처음이다.
전문가들은 개인의 매수에 대해 "패닉성 급락에 따른 반발 매수와 저가 매수 전략"이라고 풀이하고 있다.
반면 외국인 매도는 "방어적 포트폴리오를 구축한 결과"로 보는 분위기다.
그러나 이날 외국인의 움직임에 대해 심상치않은 시각도 나오고 있다.
겉으론 "환율 악재가 과대 포장돼 있다"며 한국시장에서의 환율 급락을 대수롭지 않게 받아들이는 견해가 대세를 이루는 가운데 이날 주식 매도 규모가 당초 예상을 훨씬 웃돌았기 때문이다.
◆외국인,핵심 블루칩 집중 매도
외국인들은 그동안 집중적으로 사들였던 삼성전자 LG전자 포스코 삼성SDI 등 핵심 우량주를 대거 팔아치웠다.
특히 외국인 매물은 삼성전자에 집중됐다.
도이치증권의 목표가 하향조정까지 겹쳐 이날 하룻동안 삼성전자 주식이 1천4백20억원어치나 순매도됐다.
이는 외국인 전체 순매도금액의 3분의 2에 달하는 규모다.
도이치증권은 이날 "삼성전자의 현 펀더멘털은 주가에 이미 반영됐다"며 투자의견을 '매수'에서 '보유'로 하향 조정하고 목표주가도 기존 47만5천원에서 38만원으로 내렸다.
이날 삼성전자 매물은 도이치증권 창구를 통해 33만여주나 쏟아져 나왔다.
외국인들의 집중 매도 타깃이 된 블루칩의 주가는 일제히 하락했다.
삼성전자는 지난 7월11일 이후 2개월여만에 처음 40만원대 밑으로 추락했으며 LG전자 현대자동차 삼성SDI도 1% 이상 하락했다.
굿모닝신한증권 김중현 연구원은 "이날 외국인 매물은 주로 환율하락에 따라 위험성이 내포된 수출 주도형 블루칩에 국한됐다"며 "환율 급락에 따른 손절매로 풀이된다"고 말했다.
그러나 외국인의 이틀 연속 순매도에 대해 일부에선 한국 시장에 대한 비중축소 가능성을 제기하고 있다.
LG투자증권 강현철 수석연구원은 "환율급락을 계기로 최근 대만 등에 비해 한국시장 비중을 줄여온 외국인들의 매수세가 향후 더욱 둔화될 소지가 엿보인다"며 "올 5월부터 진행된 '바이 코리아' 행진에 제동이 걸릴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개인, 주도세력으로 나설까
개인투자자들은 올들어 두번째로 큰 순매수를 보이면서 증시의 방어벽 역할을 해냈다.
개인은 이날 1천7백72억원의 순매수를 기록했다.
이는 지난 5월19일(2천2백54억원) 이후 최대 규모다.
이를 두고 일각에선 조정장을 계기로 개인이 증시의 주도세력으로 부상할 가능성을 거론하고 있다.
그러나 과대 낙폭에 따른 일시적인 반발 매수 참여로 보는 게 대체적인 시각이다.
전날 환율쇼크로 낙폭이 예상외로 컸던데다 그동안 조정장에서 지수가 하락했다고 판단,'저점 매수' 전략에 나선 것이라는 얘기다.
실제 9월 들어 개인이 순매수를 보인 날은 대부분 전날 주가가 큰폭으로 조정받은 경우였다.
대우증권 성진경 연구원은 "조정받은 직후엔 개인이 매수에 참여했지만 다시 상승하는 국면에선 항상 외국인에 의한 주도장이 펼쳐졌다"며 개인 매수의 한계를 지적했다.
그는 이날 개인들이 건설주와 은행주를 집중 매입한 데 대해 "상승장에서 상대적으로 덜 올랐던데다 최근 조정기에 하락폭이 커 주가가 바닥이라고 인식한데 따른 것"으로 분석했다.
정종태 기자 jtchu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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