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2일 원·달러 환율이 급락(원화가치 상승)한 사태를 계기로 기업뿐 아니라 개인들도 환리스크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특히 이번 환율 급락이 해외채권펀드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를 묻는 전화가 각 은행에 쇄도하고 있다. 또 사이버 외환거래를 이용한 환테크에 대한 관심도 부쩍 늘었다. ◆해외채권펀드 영향 크지 않아 환율 급변동이 해외채권펀드 수익률에 미치는 영향은 지극히 제한적이다. 대부분의 해외펀드는 환율변동보다 미국 국채금리의 영향을 더 크게 받는다. 다만 미국이나 유럽 대신 신흥국가에 투자하는 일부 이머징마켓채권펀드의 경우 달러 약세로 수익률이 다소 호전될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 7∼8월 일제히 마이너스로 돌아섰던 해외채권펀드는 미 채권금리가 내리면서 대부분 플러스 수익률을 회복하고 있다. 국내 금융기관을 통해 해외채권펀드에 가입한 개인투자자들은 대부분 원금에 대해 환헤지(위험회피)를 해놓은 상태다. 원화를 달러로 바꿔 가입하면서 환율변동에 대한 선물환계약을 체결하면 연 2%가량의 비과세 프리미엄을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선물환계약이란 가입 시점에 만기 때의 예상환율로 펀드 환매자금을 금융기관에 미리 매도하는 것이다. 환율이 급등락해도 수익률 자체나 원금 환전에는 별 영향이 없지만 배당에 대한 환차손 가능성은 있다. 예를 들어 지난 4월 시중은행에서 '피델리티 채권펀드'를 매입한 고객들은 가입 당시 달러당 1천2백22원에 환전했으나,만기일인 오는 10월24일 환율이 현재와 같은 1천1백50원이라면 고객들은 배당금에 대해 달러당 72원의 환차손을 입게 되는 셈이다. 환차익과 수익률의 두 마리 토끼를 잡기 위해 선물환계약을 맺지 않은 일부 개인투자자들은 원금에 대해서도 환차손을 피할 수 없다. 이밖에 가입시점에 비해 만기시점의 환율이 낮아 원화로 계산된 원금에 손해가 발생할 경우 환차손을 보상해주는 '환율안심 외화예금(외환은행)'이나 선물환거래를 통해 환변동 위험을 제거하면서 환차익까지 함께 노릴 수 있는 '외화 고단위플러스 정기예금(하나은행)' 등 환테크 상품도 주목받고 있다. ◆개인도 환테크 할 수 있다 인터넷을 통해 실시간으로 바뀌는 환율을 보면서 달러를 사고 팔아 차익을 남길 수 있는 방법이 있다. 1백만원 이상을 증거금으로 내고 최고 20배까지 달러를 사고 팔 수 있는 '사이버 외환소매(마진현물환거래)시장'이 그것.외환거래 전문 벤처기업인 에스엔뱅크와 하나은행이 제휴해 만들었다. 외화 실물을 주고 받는 과정을 생략한 채 환율변동에 따른 이익 또는 손실만을 정산하는 '마진거래' 방식이기 때문에 소액으로도 많은 금액을 투자할 수 있다는 게 특징이다. 최소증거금은 1백만원이며 거래단위는 1만달러.매매통화는 미 달러화로 제한된다. 환율이 급락한 지난 22일엔 매도포지션(매도주문을 내 체결된 경우)을 1백만달러 보유하고 있던 사람이 달러당 17원씩,총 1천7백만원을 벌었을 정도로 재테크 수단으로도 유용하다. 물론 매수포지션을 갖고 있던 사람은 1천7백만원을 한 순간에 잃었으니 이익에 대한 기대만큼 손실위험도 감수해야 한다. 환율변동에 따른 손실이 증거금의 50% 수준에 도달하면 손실금액만큼을 추가로 예치해야 한다. 손실이 증거금의 80%까지로 확대되면 시장운영자측이 강제로 반대매매에 들어간다. 현재 이용자들의 평균 거래금액은 1주문당 10만∼50만달러가 주종을 이루고 있다. 에스앤뱅크 관계자는 "10만 달러를 거래하려면 증거금을 7백만∼8백만원가량 예치해야 한다"며 "최대 5백만달러까지 거래할 수 있다"고 말했다. 거래를 하려면 하나은행에 전용계좌를 개설한 뒤 하나은행 홈페이지(www.hanabank.com)나 에스엔뱅크(www.snbank.co.kr)에 접속,홈트레이딩시스템 프로그램을 다운로드 받으면 된다. 김인식·조재길 기자 sskis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