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자칼럼] 천사 운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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린다 풀러는 20대에 백만장자의 반열에 오른 월가(街)에서 성공한 사업가였다.
변호사이기도 했던 그는 어느 날, 부인으로 부터 이혼요구를 받는다.
밤낮 없이 부와 명예만을 쫓는 그의 삶에 염증을 느낀 것이다.
결국 풀러는 모든 재산을 사회에 환원하고 부인과 함께 조지아주의 한 벽지농장을 찾아 흑인들을 위한 집짓기 봉사에 나선다.
오늘날 국제적인 봉사활동으로 칭송을 받고 있는 '사랑의 집짓기운동(해비타트)'은 이렇게 시작됐다.
경제의 빈부와 상관없이 어느 나라를 막론하고 소외계층은 있게 마련이어서 이들을 돕는 봉사활동은 '운동'이라는 이름으로 곧잘 벌어지곤 한다.
우리나라에서도 최근 몇년새 시민단체들이 벌이는 각종 '나눔운동' 등이 큰 호응을 받고 있으며,불우이웃돕기운동으로 번지는 TV의 '사랑의 리퀘스트'도 갈수록 관심을 끌고 있다.
삶의 공동체 정신을 실현하기 위해 '천사운동'이 전개된다는 소식이다.
이 운동은 절망과 고통 속에 놓여 있는 어려운 이웃들에게 희망을 나눠 주자는 것이라고 하는데 벌써부터 방송인 체육인 자원봉사자들이 몰려들고 있다고 한다.
동두천에서 몇몇 인사들이 발기한 이 운동은 오는 10월 4일을 '천사데이'로 정했다.
희망과 사랑을 전하자는 뜻으로 천사의 이름을 숫자(1004)로 풀어 천사데이로 정한 것이다.
사회안전망이 미비한 우리나라는 소년소녀가장 무의탁노인 장애인 등 사각지대에 놓여 있는 이웃들이 부지기수로 많다.
현행 복지예산이 이들을 감당하기에는 턱없이 부족한 실정이기 때문이다.
유관기관과 유기적인 네트워크를 구성해 사전예방활동도 전개할 것이라고 한다.
희망운동은 상징적인 이벤트로 희망데이에 마라톤행사(10.04km)를 갖는데, 해외동포들도 각자의 거주지역에서 참가할 것이라고 한다.
내년부터는 세계인이 참여하는 달리기행사로 발전시켜 삶의 의지를 다지는 전기로 삼는다는 계획도 갖고 있다.
집없는 설움을 해비타트운동이 해소하듯,우리가 만든 천사데이가 억눌린 사람에게는 희망을,병든 사람에게는 새 생명을 불어넣는 계기가 됐으면 하는 바람 간절하다.
박영배 논설위원 youngba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