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들, 방카슈랑스 '제살깎기 경쟁' ‥ 지점별 목표액 할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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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카슈랑스 선점을 위한 은행간 경쟁이 '제 닭 잡아먹기' 식으로 흐르고 있다.
24일 금융계에 따르면 은행들은 방카슈랑스의 유리한 고지를 선점하기 위해선 초기 판매를 많이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보고 각 지점에 목표액을 할당하는 등 경쟁적으로 보험판매를 독려하고 있다.
이에 따라 각 은행 지점장들은 주요 거래 고객을 대상으로 보험가입을 '읍소'하거나 '반강제' 하는 방식으로 방카슈랑스 판매에 나서고 있다.
그러나 은행의 권유로 보험에 가입하는 사람중 상당수는 은행의 기존 예금을 찾아 보험으로 옮기는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실제 한 은행 영업점에서 보험에 가입한 한 자영업자는 "은행 직원이 절실하게 협조 요청을 해와 은행의 요구불 예금을 찾아 보험에 들었다"고 말했다.
한 중소기업 임원도 "대출을 받을 때 담당 은행원이 대놓고 권유하지는 않았지만 보험에 들어줬으면 해서 저축성예금을 찾아 일단 보험에 들었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한 시중은행 지점장은 "은행 창구에서 보험에 가입한 고객중 70% 가량이 은행예금을 찾아 보험에 들고 있어 사실상 제 닭 잡기식 경쟁을 벌이고 있는 셈"이라고 털어놨다.
한편 금융감독원은 이날 "은행 증권사 등이 보험회사와 방카슈랑스 대리점 계약을 맺으면서 우월한 지위를 이용, 불공정계약을 강요한 것으로 드러났다"며 "빠른 시일안에 시정하도록 지시했다"고 밝혔다.
금감원에 따르면 일부 계약서에는 은행 등이 대리점 업무를 하다가 잘못이 발생했을 경우 보험사가 대리점의 잘못을 입증해야 책임진다는 내용이 포함돼 있다.
또 은행 등이 정당한 사유 없이 대리점 계약을 해지할 수 있도록 하는 조항도 있어 수수료 인상 등을 보험사에 강요하기 위한 수단으로 악용될 가능성도 있는 것으로 지적됐다.
하영춘 기자 hayo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