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은행이 은행 중에선 처음으로 미공개 정보를 활용,불공정 주식거래를 한 혐의로 검찰에 고발된 것은 충격적이다. 국민은행은 국내 리딩뱅크인 데다 특히 김정태 행장이 증권업계 출신이어서 증시의 생리를 다른 어느 은행보다도 잘 아는 것으로 인식돼 왔기 때문이다. 물론 국민은행의 불공정거래는 아직까지는 '혐의'에 불과하다. 은행측은 계속해서 무혐의와 억울함을 주장하고 있다. 금융감독원의 발표대로 SK증권의 감자(자본금줄임)발표 전날 SK증권 주식 7백28만주를 매각한 것은 사실이지만 감자사실을 모르는 상태에서 한 정상적인 거래라는 해명이다. 국민은행측은 그 근거로 SK증권으로부터 감자사실을 통보받은 것은 주식운용팀이 아닌 자회사관리팀이라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SK증권의 주식을 자산운용차원에서 매입한 것이 아니라 JP모건과 금융분쟁(토털리턴스와프)의 해결책으로 취득했기 때문에 자회사관리팀이 창구역할을 했다는 것.자회사관리팀은 감자사실을 주식운용팀에 통보하지 않아 주식운용팀이 감자사실을 모른 채 주식을 매각했다는 주장이다. 이에 대해 금감원은 국민은행이 감자사실을 매각일보다 20여일 앞선 4월25일 통보받았다는 점 등을 들어 혐의를 입증할 수 있다고 자신하고 있다. 따라서 국민은행이 진짜 증권거래법을 위반했는지 여부는 검찰의 수사결과를 지켜봐야 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국민은행측으로서는 김정태 행장의 스톡옵션 건에 이어 또다시 주식거래와 관련된 물의를 일으켰다는 점에서 이미지에 적잖은 타격을 입을 전망이다. 하영춘 기자 hayo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