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반의 도시 춘천은 지금 축제 준비에 바쁘다. 춘천시 서면 현암리 의암호 호숫가에서 다음달 9~13일 열리는 "춘천애니타운 페스티벌 2003"을 앞두고 있기 때문이다. 축제에 앞서 다음달 1일 문을 여는 국내 최초의 애니메이션박물관과 축제 개막에 맞춰 춘천문화산업지원센터 1층에 개관하는 2백50석 규모의 애니메이션 전용 상영관도 막바지 준비가 한창이다. 춘천애니타운 페스티벌은 올해로 7회째.영화제와 산업전,공모전,전시회와 애니메이션 관련 회의,제작 시연 등 다채롭게 마련된다. 개막작으로는 지금까지 사라졌던 것으로 알려진 추억의 애니메이션 "로보트태권V 2탄 우주작전"이 선정됐으며 1탄과 3탄 "수중특공대"도 상영한다. B2B 행사인 산업전에는 참가업체들이 바이어를 초청해 계약상담을 벌일 예정이며 픽스코리아는 카메라폰 솔루션을 통한 애니메이션 기술 콘텐츠를 캐나다의 루시블루사에 제공하는 10억원 규모의 MOU(양해각서)를 체결할 예정이다. 페스티벌에 앞서 진행된 공모전에는 단편과 플래시애니메이션,캐릭터 디자인 등 3개 부문에 1백85개 작품이 응모해 치열한 경합을 벌였다. 박물관 입구에는 지난 83년 탄생한 '아기공룡 둘리',70년대의 인기 만화영화 주인공 '마징가-Z',지난 67년에 나온 국내 최초의 장편 애니메이션 '홍길동' 등의 커다란 입상이 창가에 서서 관람객을 반긴다. 1층의 전시실로 들어가는 문은 카메라의 줌렌즈 모양이다. 이 렌즈를 따라 안으로 들어서면 애니메이션의 기원을 보여주는 방이다. 그 첫 사례는 기원전 1만년쯤 전에 그려진 스페인 알타미라 동굴의 벽화.멧돼지가 빨리 움직이는 모습을 보여주기 위해 다리를 여덟개로 그려놓은 게 애니메이션의 기원이라고 설명한다. 애니메이션의 발전과정도 흥미롭다. 연속 동작을 찍은 사진을 속도가 빠른 환등장치에 넣어서 보여주거나 연속적인 종이필름을 거울에 비춰 애니메이션의 효과를 냈던 데서부터 콤마촬영 애니메이션,셀 애니메이션,소리를 입힌 토키 애니메이션,극장용 장편 컬러 애니메이션,컴퓨터 그래픽 완전 3D애니메이션 등으로 발달해온 과정을 작품과 함께 보여준다. 2층은 세계의 애니메이션을 소개하는 공간이다. 춘천을 비롯해 북한 미국 일본 유럽 등의 전시실을 따로 마련했고 로봇이 등장하는 가상 도시를 미니어처로 만들어놓았다. 또 애니메이션에서 음향효과를 내는 각종 기구와 장비들을 관람객이 직접 체험할 수 있다. 춘천=서화동 기자 firebo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