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라디미르 푸틴 정권과의 갈등 끝에 해외로 망명한 언론재벌로 지난 달 그리스 아테네 공항 입국 당시 횡령 혐의로 체포된 블라디미르 구신스키(50)는 25일 아테네 법정에 출석, 러시아의 송환요청을 거부해줄 것을 요청했다. 러시아 정부를 줄곧 비난하다 지난 2000년 국영 가스회사 가즈프롬의 자산 2억5천만달러 횡령 혐의로 조사를 받게되자 해외로 도피한 구신스키는 이날 "사기 혐의에 정치적 동기가 숨어 있다"고 강조한 뒤 러시아에 공정한 재판을 보장할 만한 독립적인 사법기구가 없는 만큼 송환하지 말아달라고 요청했다. 그리스는 러시아가 앞서 구신스키가 수백만달러 사기사건에 연루돼 있다고 지적하면서 인터폴(국제형사기구)에 체포를 요청한 것을 수용, 지난 달 21일 구신스키를 아테네 공항에서 체포했다. 그는 일주일 후 10만유로(약 10만 8천달러)의 보석금으로 풀려났다. 한편 구신스키는 이스라엘에서 은둔해 오다 2000년 말 스페인 여행중 체포됐으나 스페인 법정에서는 러시아가 제기한 범죄 혐의가 인정되지 않아 러시아로 신병이 인도되지 않고 풀려난 바 있다. (아테네 AP=연합뉴스) duckhwa@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