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연합(EU) 의회는 25일 로마노 프로디 EU집행위원장을 출석시킨 가운데 EU산하 통계담당 기구인 유로스타트의 대규모 공금유용 등 부패행위 의혹에 대한 청문회에 착수했다. 유로스타트 스캔들은 이브 프랑셰 전 유로스타트 사무총장 등이 지난 90년대 이후 수백만 유로의 공금을 은행 비밀계좌로 빼돌리는 등 공금을 유용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는 사건이다. 이날 청문회에 앞서 EU 의회에 전달된 잠정보고서는 유로스타트의 기금 중 496만여 유로(미화 570만 달러)가 지난 96년부터 2001년 사이에 사라졌으며 이 가운데 120만 유로가 지난 2001년 다시 메워진 사실을 발견했다고 전한 바 있다. 이번 사건은 부패스캔들로 불명예 퇴진한 전임 자크 상테르 집행위원장에 이어 지난 99년 "앞으로 EU집행위 내에서 어떤 부패도 용인하지 않겠다"고 다짐하며 취임한 프로디 위원장에게 큰 타격을 입힐 것으로 예상된다. EU의회 예산위원회 프레드 블락 부위원장은 청문회에 앞서 유로스타트의 부패행위가 프로디 집행위원장 취임 후인 지난 7월까지 계속됐다고 강력 비판하면서 유로스타트 감독책임을 맡은 페드로 솔베즈 EU 통화담당 집행위원의 사임을 요구했다. 그러나 포르디 위원장은 청문회에서 이번 사건과 관련한 유감을 표시하면서도 이번 사건은 자신이 취임하기 전인 지난 99년 이전에 발생한 것으로 자신이 취임한 이후 부패행위는 일어나지 않았다면서 자신이 이번 의혹과 관련해 비난을 받을 수는 없다는 입장을 굽히지 않았다. 그는 또 "EU 집행위원 중 어느 누구도 정치적 책임을 지고 사임해야 할 이유가 없다고 생각한다"고 솔베즈 사임 요구를 거부하면서 "나는 부패를 용납하지 않겠다는 방침을 갖고 취임했으며 현재 그같은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스트라스부르 AP.dpa=연합뉴스) jh@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