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2006.04.04 07:40
수정2006.04.04 07:41
chairman@daesunggroup.com
요즘은 여간해서 웃을 일이 없다.
무엇보다 나라 경제가 여전히 어렵다.
전망도 썩 밝지 않다.
원화 가치가 오르고 있는 데다 기름값마저 들썩여 경제에 주름살이 깊어가고 있다.
나라 형편이 이런데도 노사간,세대간,좌우간,여야간 가릴 것 없이 서로 얼굴을 붉히며 대립각만 세우고 있다.
지난해 월드컵 당시 '한국인이라는 사실이 자랑스럽다'며 활짝 웃던 밝은 모습은 온데간데 없다.
그러나 이럴 때일수록 한번 여유롭게 웃어보는 건 어떨까.
다들 어렵다고 말하지만 그것도 생각하기 나름이다.
고통스런 이 순간도 다시 힘차게 뛰어오르기 위한 숨고르기라고 여긴다면 훨씬 낫지 않을까?
사실 나는 잘 웃는 편이다.
얼굴 생김새부터 그렇다.
부드럽고 사람 좋아 보인다는 말을 많이 듣는다.
다만 웃음을 잘 참지 못하는 편이라서 재미난 유머를 이야기하려고 해도 내가 먼저 웃음을 참지 못해 이야기를 좀처럼 끝내지 못한다.
그래서 나는 자신은 웃지 않으면서 남을 웃겨주는 사람을 정말 부러워한다.
그렇다고 실망하진 않는다.
좋은 유머가 별건가.
유머란 말은 고대 그리스어에서 온기라는 뜻을 내포하고 있다고 한다.
따라서 좋은 유머란 재치가 아닌 따뜻한 마음에서 나온다고 생각한다.
상대를 잠시나마 기쁘게 해주려는 따뜻한 마음만 있다면 어설픈 우스갯소리 한마디도 대단한 유머가 될 수 있지 않을까.
그런 뜻에서 월요일 아침마다 열리는 회사 팀장급 이상 회의에서 참석자들이 유머 한가지씩을 준비해 오도록 하고 있다.
어쩌면 그 자체가 스트레스일지 모른다.
하지만 피곤하기 마련인 월요일 아침에 서로를 배려하는 마음을 느끼는 계기도 된다고 생각한다.
재계에서도 이른바'유머경영'이 널리 퍼져 있다고 들었다.
경영에 왜 유머인가?
일할 맛 나는 일터가 돼야 애사심도 커지고 조직원 사이의 신뢰도 더욱 두터워질 수 있기 때문일 것이다.
미국의 저명한 유머경영 컨설턴트인 릭 시걸과 대런 라크루아는 '고객과 직원을 사로잡는 유머경영(원제:Laugh & Grow Rich)'에서 유머야말로 현대사회의 새롭고 강력한 비즈니스 도구라고 강조했을 정도다.
모두가 어렵고 힘든 때다.
거창하게 유머경영을 들먹일 필요도 없다.
조금만 더 여유를 갖고 억지로라도 한번 웃어보자.
한번의 폭소가 1시간의 운동보다 더 건강에 좋다는 말도 있지 않은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