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과 국책 연구기관인 한국개발연구원(KDI) 등 주요 경제연구기관들의 경제성장률 전망이 해마다 크게 빗나가 경제전망의 신뢰도를 떨어뜨리고 있다. 한국은행이 28일 국회 재정경제위원회 나오연 의원(한나라당)에게 제출한 '1998년 이후 국내 경제예측기관들의 성장률 전망치와 실적치 비교자료'에 따르면 연구기관들의 전망과 실제 성장률간 격차가 너무 큰 것으로 나타났다. 외환 위기 직후인 98년 4월에 발표한 전망에서 한국은행은 2.0%, KDI는 1.0%, 삼성경제연구소는 0.3%, LG경제연구원은 1.3%, 한국경제연구원은 0.5%의 경제성장을 전망했으나 실제로는 -6.7% 성장했다. 환란(換亂)으로 인한 경제적 충격파를 과소평가, 성장률이 마이너스 대로 곤두박질치리라고는 예상치 못했던 것이다. 99년에는 한국은행이 3.2%, KDI가 2.2%, 삼성경제연구소가 1.5%, LG경제연구원이 2.1%, 한국경제연구원이 0.2%로 예상했으나 실제로는 10.9% 성장했다. 2001년에는 한국은행 KDI 등이 5%를 넘는 성장 전망치를 내놓았으나 실제로는 이에 훨씬 못미치는 3.1% 성장에 그쳤다. 2002년과 2003년에도 경제연구기관들은 상황에 따라 성장률 전망치를 바꾸는 등 갈팡질팡하고 있다. 연구기관들의 전망이 이처럼 실제 성장률과 괴리를 보이는 것은 경제 내ㆍ외적 요인들에 대한 평가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 데다 정부 정책이 경기 상황에 따라 오락가락하기 때문이다. 98년 이후의 급격한 경제성장은 정부의 초저금리 정책의 효과가 컸고 2002년의 6%대 성장은 승용차 특소세 인하 등 경기부양책이, 2003년의 경기 급락은 과도한 경기부양책의 후유증과 신용카드 억제 대책 등의 부작용이 컸다. 김동윤 기자 oasis9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