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럭셔리 룩(Luxury Look)이 뜬다.' 미국 경기가 꿈틀대면서 가장 먼저 여성들의 패션이 변하고 있다. 지난 여름까지는 경기침체의 상징이었던 '미니 스커트'가 유행이었으나 이제 '값비싼 고품격 의류와 액세서리'가 인기를 끌고 있다. 이같은 추세를 반영,지난주 뉴욕에서 열렸던 '2004년 봄·여름 패션 위크'에서도 큰 흐름은 '럭셔리 룩'이었다는 게 패션 관계자들의 분석이다. 최근 뉴욕 패션가에서 '럭셔리 룩'이란 단어를 처음 사용한 사람은 패션트렌드 전망회사인 트렌드하우스의 니키 곤델 사장. 그는 "주가가 오르고 경기가 회복 기미를 보이면서 값비싸고 우아한 옷과 액세서리의 수요가 늘어나기 시작했다"며 "내년 봄에는 실크 같은 좋은 품질의 재료와 연어(주홍색)나 라임(짙은 노랑)색 같은 밝은 색들이 유행할 것"으로 내다봤다. 패션업계에서는 이같은 흐름이 이미 시작된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지난해 말부터 9개월 연속 매출 부진으로 고생하던 고급백화점 삭스는 지난 7월과 8월 두 달 연속 매출이 늘어났다. 역시 고급백화점인 니만마르쿠스도 최근 5개월 연속 매출신장세를 보이고 있고 노르드스톰도 최근 4개월째 계속해 매출이 늘어났다. 4분기 수익이 5.2% 늘어나는 등 영업실적이 예상을 크게 웃돈 니만마르쿠스의 조앤 케이너 패션담당 수석 부사장은 "의류는 물론 악어가죽가방 보석 모피 등 럭셔리하고 품질이 좋은 상품을 찾는 고객이 크게 늘어나고 있다"며 "연말연시 쇼핑시즌에 대한 기대가 커지고 있다"고 말한다. 삭스 백화점의 패션담당 수석부사장인 재키 리비디니도 "럭셔리 룩은 이젠 대세"라고 선언하고 "검은색보다 밝은 색들이 많이 사용됨에 따라 종전과는 다른 새로운 시장이 형성되어 매출 신장에 기여할 것"으로 내다봤다. 육동인 기자 dongi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