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C] 가정도 직장도 노트북으로 바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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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증권 K씨는 최근 집에서 쓰던 낡은 데스크톱 PC를 노트북 PC로 갈아치웠다.
5년 전에 구입한 데스크톱 PC를 사용하다 보면 부팅을 기다리다 지칠 정도로 느린 데다 고장이 잦았기 때문이다.
TV수상기 만큼이나 두꺼운 CRT 모니터에 라면상자보다 큰 본체와 키보드, 각종 주변기기를 잇느라 거미줄처럼 얽힌 코드로 별도의 PC용 책상을 두어야만 했다.
여기에 모처럼 장만한 복합기(프린터+복사기+스캐너+팩스)와 DVD플레이어 등을 올려 놓고 보니 책 한권 놓을 틈조차 없었다.
K씨는 새로 살 PC의 기종을 두고 잠시 고민에 빠졌다.
'2.4㎓ 펜티엄4 데스크톱 PC를 살까, 15인치 모니터의 노트북 PC를 살까.'
성능만 보면 역시 데스크톱 PC가 앞선다.
하지만 노트북의 성능이 데스크톱 못지 않게 개선된 데다 15인치 LCD 모니터로 17인치짜리 CRT 모니터와 같은 크기의 영상을 즐길 수 있다는 설명을 듣고 노트북을 사기로 마음 먹었다.
노트북의 성능이 뛰어나 데스크톱 PC를 대신해 쓸 수도 있고 출장이나 여행갈 때 들고 갈 수도 있다는 점이 매력적이었다.
K씨는 노트북으로 바꾼 뒤 서재를 훨씬 여유있게 쓸 수 있게 됐다.
복합기는 물론 갖가지 주변기기를 USB(범용 직렬버스)에 꽂아 쓸 수 있어 PC를 다루기도 훨씬 편리해졌다.
이처럼 노트북의 성능이 좋아지면서 가정에서 데스크톱 PC의 자리를 노트북 PC가 차지하는 사례가 늘어나고 있다.
용산의 PC 판매 업체인 줌스퀘어(www.zsq.co.kr)의 구재인 사장은 "올 해 초부터 데스크톱 PC보다 노트북 PC를 사려는 고객이 부쩍 늘었다"고 말했다.
직장에서도 직원에게 데스크톱 대신 노트북을 지급하는 경우를 흔히 볼 수 있다.
상당수 보험회사는 보험설계사에게 노트북 PC를 지급, 영업에 성과를 거두고 있다.
외근이 잦고 이동이 잦은 전문직 특수직뿐 아니라 일반 사무 직원의 업무용 PC도 노트북으로 교체하는 수요가 늘고 있는 추세다.
무선랜 기술을 이용해 모바일 오피스를 구축하려는 기업도 적지 않다.
삼보컴퓨터 관계자는 "보험사뿐 아니라 유통업체,그리고 시스템통합(SI) 업체에서 노트북을 많이 찾고 있다"며 "LCD 모니터를 채택한 데스크톱 PC의 가격이 노트북 PC와 비슷한 수준이어서 노트북 공급을 요청하는 기업이 늘고 있다"고 말했다.
한국HP는 최근 기업 고객에게 데스크톱 대체용 노트북을 5천대 이상 팔았다.
한국통신에 3천대, 한국전력기술공사에 1천5백대, 한국지적공사에 1천대를 각각 판매했다.
삼성전자는 주로 제조업체에, LGIBM은 주로 은행권에 데스크톱 대체용 노트북을 판매하고 있다.
한국HP 관계자는 "노트북이 데스크톱에 못지 않은 성능을 보여주면서 가격이 다소 비싸더라도 노트북으로 전환하는 기업이 많아졌다"고 말했다.
이처럼 가정과 직장에서 데스크톱 PC를 노트북 PC로 바꾸려는 움직임이 확산됨에 따라 PC시장 구도가 바뀌고 있다.
컴퓨터 관련 시장조사 기관인 IDC에 따르면 지난 2ㆍ4분기 국내 데스크톱 PC 판매량은 65만대로 전년 동기의 68만대보다 줄었다.
반면 노트북 판매량은 15만대로 지난해 같은 기간(12만대)보다 25%나 불어났다.
IDC는 데스크톱의 판매량은 정체 상태를 보이는 반면 노트북 시장은 앞으로 5년 동안 매년 20% 안팎의 성장세를 보일 것으로 예측했다.
최명수 기자 ma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