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원증권이 사이버거래에 대해 매매금액에 상관없이 건당 7천원만 받기로 결정한 데 대해 증권업계가 시끄럽다. 삼성 LG 대신 등 대형 증권사들은 이같은 정액제를 검토할 계획조차 없다고 밝혔다. 뿐만아니라 모 증권사는 30일 동원의 이번 결정은 '제살 깎아먹기'라는 내용의 보고서를 내면서 폄하까지 하고 나섰다. 동원과 비슷한 수수료 체계를 적용할 경우 온라인 수수료수입이 줄어들고 나아가 회사 수익성 악화로 이어질 수 있다는 근거에서다. 또다른 증권사 관계자는 "수수료에 민감한 투자자는 이미 온라인전문 증권사로 옮겨갔다"며 "과거 온라인 증권사들이 낮은 수수료를 제시했을 때보다 충격이 덜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액제 도입 배경에 대해서도 말이 많다. 업계 관계자는 "동원은 상위 5개 증권사와 비교할 땐 시장점유율이 상당히 처지는데다 온라인 증권사의 추격을 받는 상황"이라며 "불안정한 업계 위상을 끌어올리기 위한 고육지책"이라고 평가했다. 또다른 관계자는 "동원의 정액제는 타사에서 거래하는 거액 고객을 끌어오기 위한 전략"이라고 말했다. 동원증권은 이같은 업계의 다양한 지적에 대해 핵심을 빠뜨린 비판이라고 반박하고 있다. 김선봉 동원증권 마케팅팀장은 "단기적으로 수익이 줄어들 수 있다는 점을 충분히 감안하고 결정한 것"이라며 "수수료 정액제는 저가 마케팅 전략이 아니라 고객이 합리적인 수수료를 고를 수 있도록 선택의 폭을 넓혔다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 기존의 정률제 수수료를 그대로 뒀다고 김 팀장은 설명했다. 물론 동원이 수익성을 희생하면서까지 고객을 위해 이번 제도를 도입한 것은 아닐 것이다. 그러나 다른 증권사의 논리에는 '수수료 정액제=증권사 수익성 악화'라는 단순 도식만 있을 뿐 고객이 누려야 할 선택의 자유에 대해선 전혀 생각지 않고 있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 주용석 증권부 기자 hohobo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