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생명보험업계에 인수합병(M&A)을 통한 거대화 바람이 불고 있다. 지난 2주 사이에 3건의 대형 거래가 발표됐으며,추가 M&A작업도 물밑에서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90년 중반에 이어 '생보산업의 2차 빅뱅'으로 평가될 정도다. 미국 서부지역 최대 보험사인 세이프코(Safeco)는 30일 손해보험부문에만 전념하기 위해 생명보험과 투자관리부문을 매각할 계획이라고 발표했다. 연 매출 20억달러 규모인 세이프코 생명보험부문을 누가 인수하느냐에 따라 북미지역 생보업계에 큰 판도변화를 보일 것으로 전망된다. 마이크 맥가비크 세이프코 회장 겸 CEO는 "점점 경쟁이 치열해지는 생보시장에서 살아남기 위해 M&A를 통한 거대화가 이뤄져야 한다는 판단에 따라 생보부문을 시장에 내놨다"고 말했다. 이틀 전인 지난 28일 캐나다 2위의 생보회사인 매뉴라이프는 미국 내 4위 회사인 보스턴 소재 존 행콕 파이낸셜을 1백3억달러에 인수한다고 발표했다. 인수작업이 마무리될 경우 합병회사는 북미시장 전체에서 아메리칸인터내셔널그룹(AIG)에 이어 자산 규모 2위의 거대 보험회사로 태어나게 된다. 이에 앞서 지난 18일 프랑스의 악사(AXA)는 미국 생명보험시장 진출을 강화하기 위해 1백70년 전통을 갖고 있는 뉴욕의 생보회사 모니그룹을 15억달러에 매입한다고 발표했다. 이미 미국 알리랑스캐피털매니지먼트와 증권회사 샌포드 번스타인의 대주주인 악사는 모니그룹을 인수할 경우 미국 생보시장 매출을 25% 가량 늘릴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보험 전문가들은 경비절감과 판매망 확충을 위한 M&A가 계속 일어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신용평가기관인 S&P의 마크 푸치아 보험산업 등급 담당 임원은 "생보업계의 M&A가 다시 붐을 이룰 전망"이라고 내다봤다. 육동인 기자 dongi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