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덴 동산에서는 벗고 있어도 수치를 몰랐던 것처럼 영적인 사람은 벗고 있어도 서로 수치를 느끼지 않는다." "아브라함이 외아들 이삭을 하나님께 바치듯 가장 소중한 것을 주의 종(목사)에게 바치라." 이런 주장을 늘어놓는 사람이라면 그가 아무리 목회자라도 의심하고 경계해야 한다. 성경 구절을 악용해 자신의 성적 욕구를 채우려는 사람일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기독교여성상담소(소장 박성자)가 이런 목회자로부터 여신자들을 보호하기 위해 '기독교인을 위한 성폭력 예방 지침서'를 내놓았다. 심심찮게 드러나고 있는 교회내 성폭력 문제의 심각성이 위험수위에 이르렀다는 판단에서다. 지난 98년 문을 연 이 상담소에 접수된 교회내 성폭력 사례는 지난 6월까지 91건.이 중 목회자에 의한 성폭력이 84건(92%)에 달했다. 그러나 교회법 또는 사회법에 고소한 경우는 9건에 불과했다. 교회가 교회내 성폭력에 대해 대부분 침묵해왔기 때문이다. 따라서 지침서는 각 교회와 교단이 성폭력 가해자에 대한 처벌과 피해자 보호 등을 위한 제도적 장치를 마련해야 하며 신자들도 목회자를 우상시 또는 절대시하는 어리석음을 범하지 말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서화동 기자 firebo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