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에세이] 문화 차이 이해하기 2 .. 마르코스 고메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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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주한유럽상공회의소 회장 marcos.gomez.mg@bayer.co.kr >
지난 주 '문화적 차이 이해하기'에 대해 쓴 내 글에 몇몇 분들이 관심을 보여주셨다.
아마도 벽안의 외국인이 한국과 한국사람에 대해 어떻게 느끼는지 궁금하셨나 보다.
한국 부임 전 나와 아내는 회사 규정에 따라 한국의 여러 분야에 대해 배워야 했다.
한국어,한국의 사회상,역사,정부구조,윤리규범,종교,서열과 직급의 중요성,그리고 세세하게는 상대방 명함을 받을 때는 꼭 두 손을 사용하라는 것 등 여러 가지에 대한 것이었다.
하지만 한국에 부임하고 보니 독일에서 배운 것들과는 많이 달랐다.
우선 명함은 꼭 두 손으로만 받지 않아도 된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그리고 서울에서 생활하는데 필요했던 것은 한국의 교육제도나 윤리규범과 함께 온돌방에선 어떻게 앉아야 하는지,한국 음식들이 얼마나 매운지,교통법규가 어떠한지,술자리에 초대됨은 얼마만한 양의 소주와 위스키 마시기를 의미하는지,노래방에서의 데뷔를 위해 한국노래 한곡쯤은 외워두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 일인지 등을 알게 되었다.
이렇듯 언어와 행동 양식,규범,관습은 다르지만 나에게 있어 한국 생활이 흥미로운 것은 문화적인 유사점과 차이점을 논하기에 앞서 사람들이 가지고 있는 품성 때문이었다.
내가 알게 된 것은 한국인들의 높은 성취욕,근면함,실용적 성향,동료애 같은 인간적인 매력들이었다.
나는 주말에는 교통혼잡을 피해 종종 지하철을 이용하는데,그럴 때면 어디선가 나타나 흔쾌히 나를 도와주는 학생들이 있었고,지하철 안에서 나에게 자리를 양보해 주던 젊은이들이 있었고,길을 잃어 헤매일 때는 언어소통의 어려움으로 인해 내가 찾는 장소를 설명해줄 수 없자 나를 그곳까지 안내하던 사람들이 있었다.
유쾌한 경험들이었다.
바이엘과 같은 다국적 기업에서 일하는 나로서는 일이 나에게 주는 성취감과 함께 내가 전혀 알지 못했던 나라에 살아봄으로써 문화적인 다양성과 여러 좋은 사람들을 만날 수 있다는 것이 산타클로스의 선물과도 같이 느껴진다.
< 바이엘 코리아 사장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