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30일 오후 8시께 강원도 강릉시 성산면산북1리 김모(52)씨가 독극물을 먹고 신음중인 것을 아들(23)이 발견, 병원으로 옮겼으나 1일 오전 7시 40분께 숨졌다. 아들에 따르면 이날 학교를 마치고 귀가해 보니 안방에서 아버지 신음소리가 들리고 옆에는 제초제 병이 있어 경찰, 119 등에 신고했다. 김씨는 "지난해 태풍 복구작업이 제대로 되지 않아 올해도 막대한 피해를 봤지만 조그만 도움의 손길도 없다. 죽고만 싶다" "시장,도지사님 농민들의 마음을 헤아려 주시면 고맙겠습니다"는 등의 내용이 담긴 공책 9쪽 분량의 유서를 남겼다. 김씨는 특히 유서에서 "지난해 태풍때 막대한 정부예산을 들여서 복구를 했는데금년 태풍에 막대한 피해가 발생했다. 상부에서 엄격한 감사를 해 억울한 농민이 생기지 않도록 간곡히 부탁한다"고 촉구했다. 가족들에 따르면 김씨는 빌린 남의 땅을 합해 논 4천여평, 밭 6천여평 등에 벼와 감자, 콩, 옥수수 등을 경작, 연간 2천만원 가량의 소득을 올렸으나 작년 태풍 `루사'때 7천여평이 피해를 본데 이어 이번 `매미'로 논과 배추밭, 깨밭 3천여평이유실되는 피해를 봤다. 가족들은 김씨가 태풍 `루사'이후 평소 불편했던 오른쪽 다리 통증을 호소하며술을 자주 마셨다고 밝혔다. (강릉=연합뉴스) 유형재 기자 yoo21@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