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2006.04.04 07:50
수정2006.04.04 07:52
은행 등 금융권의 수익성이 악화되면서 명예퇴직과 점포폐쇄 등 구조조정 바람이 불고 있다.
국내 1,2위인 국민은행과 우리은행이 각각 점포폐쇄와 명예퇴직을 실시키로 했으며 조흥 등 다른 은행들도 조만간 구조조정을 단행할 예정이다.
알리안츠생명 등 일부 보험사들도 발빠르게 구조조정에 착수했으며 부실의 늪에 허덕이는 카드사들은 지속적으로 구조조정을 실시한다는 방침이다.
◆은행=올 1~9월 중 적자를 낸 것으로 추산되는 국내 최대 국민은행은 다음달까지 개인 및 기업전담점포 1백22개를 폐쇄키로 했다.
구체적으론 개인점포 1천84개 가운데 영업이 중복되거나 수익성이 저조한 점포 84개를 다음달 24일자로 없앨 계획이다.
또 기업점포(RM) 1백76개 가운데 38개를 오는 6일자로 닫기로 했다.
국민은행은 △점포 인근지역의 시장매력도와 이용편의성 △동일지역 내 점포 중첩도 △1인당 수익성을 기준으로 폐쇄점포를 선정했으며 점포폐쇄를 통해 5백40억원의 비용절감 효과가 기대된다고 설명했다.
국민은행은 점포통폐합에 따라 남는 인력은 방카슈랑스 등 신사업 부문으로 재배치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국민은행은 당초 대규모 명예퇴직을 유도하겠다는 계획을 세웠던 상태라 노조와 협의여부에 따라 올해 안에 명예퇴직을 실시할 가능성도 있다.
우리은행은 올해 실적이 호조를 보이고 있지만 직급간 인력 불균형을 해소하기 위해 오는 10일까지 신청을 받아 12월 19일자로 명예퇴직을 실시키로 했다.
퇴직대상은 부부장 및 부지점장급 이상 전원(1천6백79명)과 4,5급까지 합쳐 총 3천4백50명이다.
신청자에게는 18개월치의 월평균 임금이 명예퇴직금을 주어진다.
우리은행은 명예퇴직을 희망하는 직원 모두를 퇴직시킨다는 계획이다.
올해 적자가 확실시되는 조흥은행은 최근 최동수 행장이 기자간담회에서 "적자점포를 폐쇄하고 자발적인 명예퇴직을 유도하겠다"고 밝혔다.
조흥은행은 노·사·정 합의에 따라 반강제적인 명예퇴직을 실시하지는 않을 방침이지만 적자점포를 폐쇄하면 인력이 남아 어떤 식으로든 인원정리가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된다.
◆보험사=알리안츠생명의 경우 지난 8월 부임한 프랭크 러빈 사장이 '비용 절감,효율 증대'를 위해 대대적인 혁신을 하겠다고 밝힌 데 따라 조만간 희망퇴직을 실시할 예정이다.
퇴직규모는 노사간 협상에 따라 결정되겠지만 전체 직원(2천3백명)의 30% 수준인 7백명 안팎에 이를 것이라는 얘기도 들린다.
또 점포 4백80개 가운데 수익성이 떨어지거나 중복되는 1백60곳도 정리할 계획이다.
지난 7월 말 금융감독위원회로부터 경영개선권고를 받은 럭키생명도 10%가량을 감원할 방침인 것으로 전해졌다.
현재 46개인 점포도 대폭 통폐합할 예정이다.
◆카드사=올해 대규모 적자가 불가피한 카드사들은 이미 상반기 혹독한 구조조정을 실시했다.
그러나 상황이 나아질 기미가 없어 상시적으로 구조조정을 실시한다는 계획이다.
우리카드의 대주주인 우리금융지주는 다음 주말께 우리카드 임시주총을 열고 경영부실에 따른 문책인사를 단행할 방침이다.
이에 따라 잔여 임기가 6개월가량 남아 있는 황석희 사장 등 임원들이 상당폭 교체될 것으로 보인다.
우리금융은 경영진 교체와 함께 대대적인 구조조정도 병행한다는 계획이다.
LG 삼성 외환 등 대형 카드사들은 지난 4월 자구안을 내면서 대규모 구조조정을 실시한 상태라 당장 추가 구조조정 계획은 없다고 밝히고 있다.
그러나 수익성 개선 등의 조짐이 없을 경우 상시 구조조정 체제로 전환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외환카드의 경우 지난 6월 7백50명의 직원 중 89명을 명예퇴직시키고 32개 지점을 17개로 줄였다.
금융팀 종합 road@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