큰손들 '비실명채권'에 눈독 .. 증여세등 면제 節稅효과 많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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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묻지마 채권"으로 통하는 "비실명채권"이 거액을 가진 사람들의 절세수단으로 관심을 모으고 있다.
특히 오는 31일은 2조원에 이르는 증권금융채권의 만기일이다.
만기일을 앞두고 명동을 비롯한 사채시장에서는 비실명채권 구입 및 절세효과에 관한 문의가 잇따르고 있다.
전문가들은 합법적으로 증여세 등 세금을 절약하고자 하는 사람은 비실명채권 매입을 고려할만 하다고 권하고 있다.
◆비실명채란=정부는 외환위기 직후인 지난 1998년 국가재원을 확보하기 위해 고용안정채권(7월),증권금융채권(10월),중소기업구조조정채권(12월)을 발행했다.
당시 시장금리인 연 18%보다 훨씬 낮은 연 5.8∼7.5%로 지하자금을 끌어들이기 위해 비실명채 소유자들에게 '몇가지 혜택'를 줬다.
◆어떤 혜택있나=우선 채권을 살 때 실명을 확인받지 않아도 된다.
또 자금출처조사도 면제된다.
소득 없는 개인이 상가건물을 사들여 임대업을 하더라도 비실명채 상환자금으로 건물을 샀다는 사실이 확인되면 자금 출처조사를 받지 않는다.
매입자들은 또 최고 세율이 50%에 이르는 상속세나 증여세도 면제 받는다.
이밖에 비실명채권의 이자소득은 금융소득종합과세 대상에서 제외되며 분리과세가 적용된다.
이 중 비실명채권의 가장 큰 매력은 상속세 및 증여세 면제와 자금출처조사 면제다.
◆얼마에 거래되나=사채시장에서 액면가 1만원인 증권금융채권은 현재 약 1만5천∼1만6천원대에 거래된다.
"만깃날 세금을 제하고 약 1만3천원을 수령할 수 있는 증금채가 이처럼 비싸게 거래되는 이유는 절세효과 때문"이라는 게 서춘수 조흥은행 재테크 팀장의 설명이다.
예컨대 이달 말에 현금으로 15억8천만원을 증여할 때 납부해야 할 세금은 증여액의 50%인 7억6천만원이다.
자진납부세액(10%)을 공제한다면 증여세는 6억8천만원으로 줄어든다.
즉 세금을 빼고 남는 금액은 9억원이다.
하지만 액면가 10억원(매입가 15억8천만원 가정시)의 증금채를 매입한 후 증여한다면 이달 말 만기금액은 약 13억원(세후)이 된다.
현금으로 증여할 때보다 약 4억원의 절세효과가 있는 셈이다.
◆유의점=우선 위조 채권매입을 예방하기 위해선 매도자와 함께 최초에 매입한 증권사에서 매도한 사실을 확인해야 한다.
서춘수 팀장은 "비실명채권은 만기까지 보유할 때만 면세 혜택을 받을 수 있다"며 "중간에 매도하면 매도자는 과세되고 만기때까지 보유하는 중간 매수자가 면세 혜택을 받을 수 있는 점도 유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밖에 투자금액 대비 세금감면 효과를 꼼꼼히 따지고 구입한 채권이 매도 전에 이미 자금출처 용도로 사용됐는지도 확인해야 한다.
최철규 기자 gra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