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6일자) 복지부 통계 이토록 엉터리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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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건복지부가 발표한 장수마을과 최고령 노인 통계가 터무니없는 엉터리였다는 사실은 결코 그냥 흘려버릴 일이 아니다.
노약자복지 국민연금 등 극히 중요한 국민생활 문제를 관장하면서도 기본 사항조차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면 복지부가 과연 그런 업무를 제대로 감당해낼 수 있을지 의문이 아닐 수 없기 때문이다.
복지부는 경남 함안군 군북면 영운리 영운마을을 65세 이상 인구가 전체 주민 73명중 51명에 달하고 이중 80세 이상이 34명으로 66.7%를 차지한다며 전국 최장수마을이라고 발표했다.
하지만 실제 이 마을의 65세 이상 노인은 15명,80세이상 노인은 5명에 불과하다고 한다.
단 한차례의 현지조사도 실시하지 않았고 지난 10년간 사망자까지 거주인구에 포함시켰다고 하니 어안이 벙벙할 뿐이다.
최고령자 통계 역시 마찬가지다.
이미 사망한 할머니를 1백14세 최고령 노인으로 발표했다가 1시간도 안돼 다른 사람으로 바꾸었는데 이 분의 실제 나이 역시 95세였다고 한다.
이런 형편인데 1백세 이상 노인이 1천8백72명이라는 통계 또한 믿을 수 있겠는가.
복지부의 엉터리 발표는 노인문제에 대한 대비체계가 얼마나 허술한지를 단적으로 입증해주었을 뿐이다.
5년 전에 저지른 잘못을 똑같이 되풀이했다는 대목에서는 말문마저 막힐 지경이다.
우리나라는 이미 65세 이상 노인이 전체인구의 7%를 넘어 고령화사회로 진입했고,2019년엔 고령사회(14% 이상)로, 2026년이면 초고령사회(20% 이상)로 바뀌게 된다.
정부는 이에 대한 대책으로 향후 5년동안 30만개의 노인 일자리를 만들겠다는 계획을 발표했고 노무현 대통령은 올해를 노인복지 향상의 새로운 원년으로 삼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하지만 기초자료부터 엉터리라면 정책과 행정에 큰 오류가 빚어질 수밖에 없음은 너무도 분명하다.
내년도 예산에서 사회복지비는 12조원을 넘고 증가율도 9.2%로 다른 분야를 훨씬 앞지른다.
이 예산이 과연 적절하게 세워진 것인지, 과다 책정된 부분이 얼마나 되며 또 얼마나 많은 낭비요인이 있는지, 필요한 곳으로 자금이 제대로 흘러가기나 할는지 도무지 짐작하기 어렵다.
그렇지 않아도 복지부는 의약분업 국민연금 등 굵직굵직한 사안과 관련해 어느 것 하나 매끄럽게 처리하지 못해왔는데 발등의 불이 된 고령화사회 대비문제를 과연 믿고 맡겨놓아도 되는 것인지 착잡하기만 하다.
복지부는 이제부터라도 정신을 차려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