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의 R&D(연구개발)를 총괄하는 CTO(최고 기술책임자)의 역할은 기업은 물론 경제 전반에 걸쳐 점점 더 중요해질 것입니다." 세계기술경영자포럼에 참석하기 위해 지난 5일 한국을 찾은 리처드 애덤스 미국 바텔사 수석 부사장(50)은 CTO의 역할에 대해 이같이 밝혔다. 애덤스 수석 부사장은 "CTO는 기술뿐 아니라 시장에 대한 폭넓은 이해를 가져야 한다"며 "특히 기술을 시장 수요와 연결시킬 수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바텔은 1만5천명의 연구원이 정부와 기업이 요구하는 기술을 맞춤형으로 개발하는 'R&D' 전문기업으로 미국 에너지부, 국방부 등 정부 부처와 존슨앤존슨 등 다국적 기업들을 고객으로 확보하고 있다. 제록스의 복사기를 비롯 콤팩트디스크, 골프공 코팅기술 등이 모두 바텔의 연구소를 거쳐 상업화된 기술들이다.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설립에 깊이 관여하기도 했다. "급성장하는 아시아 시장에 진출하기 위해 일본 한국 싱가포르 등에 지사 설립을 검토하고 있습니다." 애덤스 수석 부사장은 "아시아 나라들은 R&D 역량이 뛰어날 뿐 아니라 아시아는 잠재력이 큰 시장으로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며 "이들 지역에 지사를 설립해 중국 인도 시장 진출을 위한 거점을 확보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지난 98년부터 올해 초까지 바텔의 CTO를 맡았으며 최근엔 국제경영전략수립을 총괄하는 부사장 자리에 올랐다. 애덤스 수석 부사장은 한국 방문에 앞서 싱가포르 경제개발청, 일본 미쓰비시 등을 방문했으며 6일 오전에는 류진 풍산그룹 회장을 만나 두회사간 기술협력 방안을 협의하기도 했다. "한국이 동북아의 R&D허브로 발돋움하기 위해선 경쟁력 있는 몇몇 분야에 R&D 역량을 집중해야 합니다." 그는 "한국이 모든 분야에서 우위를 보일 수는 없다"며 "경제적 부가가치를 염두에 두고 최고의 기술에 투자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그는 또 "바텔사의 조사 결과 나노 소재, 바이오, 에너지, 보안기술이 미래 유망 기술로 나타났다"고 덧붙였다. 그는 1977년 바텔에 입사한 이래 에너지시스템부 매니저, 기술설계사, 인적자원관리자 등을 두루 거쳤다. 미국 밀러스빌대학에서 경제학을 전공했고 워싱턴주립대학에서 경제학 석사, 조지메이슨대에서 과학기술정책으로 박사학위를 받았다. 송대섭 기자 dsso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