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위스 국제경영개발원(IMD)은 올해 국제경쟁력 평가에서 한국 정부의 경쟁력 순위를 작년보다 오히려 낮아진 것으로 평가했다. 우선 지난해 11위까지 올라갔던 국가 경쟁력은 올들어 18위로 7단계나 하락했다. 경제정책 운영의 성과와 행정효율성은 11위에서 18위로 동시에 추락했고 경제발전을 위한 인프라 구축도 9위에서 11위로 두단계 추락했다. 재정구조 면에서는 인구 2천만명 이상의 30개 국가(지역포함)중 1위를 차지했지만 기업관련 입법 부문에서는 24위, 사회정서 부문에서는 28위에 머물렀다. 이는 '한국은 기업 하기 어려운 나라'라는 이미지가 국제사회에 날로 커져가고 있다는 증거라는게 IMD의 한국측 파트너인 경쟁력평가원의 설명이다. 특히 적대적인 노사관계와 외국의 비판을 받아들이지 않는 국민정서는 30개국 가운데 최하위인 30위에 머물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은행 관련 규제도 28위를 기록했다. 외국기업의 임직원을 대상으로 설문조사 방식으로 이뤄진 한국 이미지에 대한 조사결과는 더욱 흥미롭다. 외국기업들이 입법조치에 의해 의도적인 차별을 받고 있다고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대해 그렇다는 응답이 조사대상 30개국 가운데 가장 많은 것(30위)으로 나타나 충격을 주고 있다. 정부가 기업의 제품가격을 인위적으로 통제하고 있다는 응답도 많아 28위를 기록했다. 벤처기업의 전략적 제휴에 대한 정부 간섭 순위도 27위에 랭크됐다. 물론 이같은 조사결과는 실제 현실과 적지 않은 차이를 보일 수도 있다. 그러나 사정이야 어떻든 국제사회가 한국을 '정부 규제는 많고 노사관계는 적대적이며 기업 하기는 어려운 나라'로 보고 있는 것은 여간 심각한 문제가 아니다. 김용준 기자 junyk@hankyung.com